뉴욕 경찰 iOS7 업데이트 적극 권장, 왜?

일반입력 :2013/09/23 09:17    수정: 2013/09/23 09:38

봉성창 기자

지난 2004년 한 15세 소년이 자신의 아이리버 플레이어를 학교에서 분실한 다음 회사를 상대로 줄기차게 보상을 요청한 해프닝이 있었다. 당시 소년은 회사가 제품에 위치 추적 시스템을 넣지 않아서 잃어버렸을 때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며 철 없는 떼를 썼다. 이 같은 소식이 누리꾼 사이에서 널리 퍼지자 결국 아이리버 제조사인 레인콤은 새 제품을 소년에게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당시 레인콤은 위치추적장치를 달지 않은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닌 인터넷 세상에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준 것에 대한 감사 차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소년의 지적은 단순히 무지나 농담 만으로 들리지 않는다.

애플이 새 운영체제 iOS7을 발표하자 뉴욕 경찰이 사용자들에게 업데이트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美 씨넷이 22일(현지시각) 전했다. 바로 아이리버 소년이 그토록 주장한 위치 추적 및 액티베이션 락 기능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별도 제작한 안내문을 통해 지난해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도난 사건이 40%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iOS7 업데이트를 강력히 권장했다.

iOS7에는 애플 아이디와 암호를 모르면 어떤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없는 액티베이션 락 기능이 제공된다. 또한 위치추적기능을 통해 아이폰의 대략적인 위치를 PC 등 다른 기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어 수사가 더욱 용이해진다.

다만 현재 iOS7은 잠금화면에서 제어센터를 통해 사적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결함이 발견돼 홍역을 앓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분실 상황에서는 iOS7의 보안 기능은 여전히 잘 작동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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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치추적 기능은 아직 국내서는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위치정보 기반 사업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대신 액티베이션 락 기능은 국내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씨넷은 “뉴욕 경찰이 직접 특정 기업의 운영체제를 권장한 전례가 없다”며 “애플은 앞으로 뉴욕경찰의 수사 협조에 잘 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