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 특허 무효화 시도 '반격'

일반입력 :2013/09/17 10:09    수정: 2013/09/17 10:32

애플이 미국 법원에서 자사 특허를 무력화하려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오는 11월 중순 열릴 특허침해 배상금 재산정 심리에서 삼성전자가 제기할 유효성 시비를 원천봉쇄하는 전략이다.

맥옵저버 등은 16일(현지시각) 애플이 미국 연방법원에 이미 삼성전자가 침해했고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 특허 5건의 효력을 놓고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알렸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지난 재판 과정에 인정된 해당 특허의 유효성을 오는 11월 열릴 피해배상규모 재산정 심리에서도 받아들이길 원한다.

지난해 8월 애플은 1심 재판에서 자사 특허를 침해한 삼성전자에 10억5천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금을 물린 배심원 평결을 이끌어냈다. 다만 그 뒤 이어진 항소에 따라 이어진 후속 재판 절차에서 이 판결과 배상은 굴곡을 겪는다.

1심부터 재판을 담당해온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에 물린 배상금에서 4억5천만달러를 삭감했다. 배심원들이 평결을 내릴 때 애플의 피해를 산정한 방식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오는 11월 12일 배상금을 재산정하는 심리 기일이 잡혔다.

판사의 지시문건에 따르면, 애플은 배상금 재산정 기일을 2개월가량 앞둔 지난주말께 법원에 1심에서 자사 특허의 유효성을 증언한 전문가 증인들을 배상규모 재산정 심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서면요청을 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가 배심원 평결 이후 자사 특허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해왔다는 애플측 주장이 실렸다. 관련 내용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연방증거법에 의거 (중략) 애플은 삼성전자가 그 특허 5건을 무효라거나, 발명한 게 아니라거나, 이미 알려진 특성에 대한 것에 불과하다고 입증할 선행기술 참조 여부 또는 다른 증거나 다툼으로 시비하지 못하도록 요청한다.

배심원단은 이미 애플의 특허가 유효하며 침해당했음을 알았으며, 이 사안은 다시 다툴 게 아니다. 오히려 이 재심리는 삼성전자의 특허침해에 따른 (애플 측의) 적절한 손해 규모가 얼마인지 결정하는 일에 한정돼야 한다.

배심원단의 평결과 이 법정의 명시적인 명령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그 증인들의 폭로와 증거목록 나열과 전문가의 손실 보고서를 통해 애플 특허의 유효성을 부당하게 다시 다투려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은 삼성측 증인 목록 가운데 1심에서 자사 특허에 대해 무효함을 증언한 전문가 4명을 지목했다. 삼성전자가 그 증인들을 데려와 이미 결정난 사안을 또 다투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이유에서다. 맥옵저버는 삼성전자 쪽의 증거가 약해서 재판에는 졌지만, 증인들이 자기 역할을 잘 수행했기에 삼성전자가 이들을 다시 소환하려 한 것이라 지적했다.

또 애플은 (삼성전자가) 제출한 문서 수십건이 유효하지 않은 주장에 관한 것이라며 삼성전자 측의 피해규모 산정을 맡은 전문가 와그너 씨도 자신이 (당초 애플 특허 무효 주장의 근거였던) 선행기술을 특정한 애플 특허의 '범위를 제한한 증거'로 간주한다는 새 의견을 제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고 판사는 애플의 서면요청에 대해 회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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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개월 뒤 삼성전자와 애플이 다투게 될 특허침해 배상금 규모의 상한선에 대해서는 외신들도 엇갈린 견해를 보인다.

블로그미디어 TUAW는 10억5천만달러 가운데 고 판사가 삭감한 4억5천만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6억달러가 재산정 심리에서 다룰 배상금의 최대치이며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알렸다. 반면 맥옵저버는 이게 잘못 알려진 내용이며, 삭감된 4억5천만달러의 얼마를 다시 인정할 건지 다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상액이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그대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