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실험, 포털 뉴스 유료화 성공할까

일반입력 :2013/09/16 09:09    수정: 2013/09/16 09:11

손경호 기자

네이버가 점진적으로 포털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뉴스를 유료화 해 언론사들과 수익을 배분하는 모델을 고민 중이다. 우리나라 뉴스 소비 환경에서 이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뉴스 유료화 서비스 시점은 미정이다.

포털 입장에서는 인터넷에서 돈을 내고 뉴스를 보는데 익숙치 않은 사용자들을 자사 플랫폼 안에서 유료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야한다. 동시에 언론사들과 적절히 수익을 분배하고, 기존 트래픽도 유지해야 하는 등의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5일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열린 '포털 뉴스의 공정과 상생'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윤영찬 네이버 미디어센터장은 뉴스 유료화 지원 모델로 미국의 '프레스플러스', 유럽의 '피아노미디어'와 같은 공동결제솔루션을 예로 들었다.

이 모델은 인터넷 상에서 뉴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대신에 여러 매체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개의 유료 뉴스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공동결제솔루션 프레스플러스, 피아노미디어 보니

자세히 보면 프레스플러스와 피아노미디어는 공동결제솔루션이라는 점만 같고 유료화 모델 자체는 내용이 다르다.

프레스플러스는 현재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400여개 매체가 활용 중이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디어 기업가 스티븐 브릴, 전 월스트리트저널 발행인이었던 고든 크로비츠가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뉴스나 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 기존과는 다른 뉴스 수익모델을 고민한 것이다.

핵심은 트래픽이 일정 수준을 넘었을 경우에만 유료결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뉴스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하는 대신 각 매체마다 가장 높은 방문자수를 기록했거나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뉴스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조회수가 올라가면 해당 콘텐츠는 돈을 내고 봐야하도록 바뀌는 것이다.

기존 인터넷 유료 뉴스 모델은 구독료 개념을 적용한다. 매월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고 해당 매체의 콘텐츠를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이 있다. 뉴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일부 뉴스에 한해서만 잠금설정을 해놓고 유료결제를 할 때만 세부 내용을 볼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프레스플러스는 앞서 두 가지와 달리 '미터'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각 매체가 특정 트래픽을 설정해서 일정 수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유료로 전환되는 형태다. 이 방식은 현재 뉴욕타임스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브릴 CEO는 미터 모델은 기존 온라인 뉴스 공급환경에 큰 변화 없이도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트래픽에 따르는 네트워크 광고 매출 등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추가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유럽 모델인 피아노미디어는 2010년 슬로바키아 SME 전 편집장 출신인 토마스 베라 최고경영자(CEO)가 고안해낸 결제 모델이다. 이 방식은 케이블TV 결제 방식과 비슷한 모델로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대신 피아노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 여러 매체의 유료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게 했다.

특이한 점은 수익 중 30%는 피아노미디어가, 40%는 콘텐츠 제공 매체가 가져가며 나머지 30%는 사용자들의 체류시간이 많은 매체에 분배되는 식이다. 좋은 콘텐츠들이 많아 오랫동안 사용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회사가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네이버 뉴스, 점진적으로 유료화 모델로 갈 것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오늘의 신문을 오픈하고 PDF파일, 기사뷰어 등을 통해 광고로 발생하는 수익을 매체들과 나눠갖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의 전체 뉴스는 크게 네이버뉴스(인링크), 뉴스검색서비스(아웃링크), 뉴스스탠드(아웃링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가 제공하는 모바일에서 1천100만명이, PC에서 350만명 가량의 사용자들이 뉴스를 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국대 미디어학과 황용석 교수는 결국 뉴스 유료화 모델은 가야하는 방향이라며 모바일 기기로 유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해주는 푹(pooq), 티빙(tving) 등이 성공해 유료 시장 자체가 커진 것처럼 심리적인 장벽이 있다고 해도 점진적으로는 유료화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글의 경우 오프라인 뉴스 서비스 혼자 생존하기 힘든 구조에서 제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 체크아웃이다. 구글 검색봇이 콘텐츠를 수집하지만 HTML 형태로 통신규약(프로토콜)을 마련해 뉴스 콘텐츠의 제목 등 일부만 표출되도록 한 뒤 실제 내용을 보려면 유료결제를 거치도록 설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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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평가도 분분하다. 이미 구글 검색을 통해서 유료뉴스 전체 내용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고, 국내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누군가 1명만 유료 결제한 뒤 돌려보는 식의 형태를 띄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래픽 방어에도 뉴스 자체에 대한 수익에도 별다른 이점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황 교수는 인터넷 뉴스는 보완재 시장이지 기존에 형성된 언론 인프라를 송두리째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며 (뉴스 유료화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할 필요는 없지만 유료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