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S, 64비트 품은 7가지 이유

일반입력 :2013/09/15 00:08    수정: 2013/09/16 09:28

애플이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5S를 내놓으며 '64비트 ARM 프로세서 탑재'를 강조해 진정한 혁신이란 추켜세움과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함께 뒤따랐다. 기업용 서버와 PC 환경에 일반화된 64비트 컴퓨팅을 스마트폰에도 실현할 것이란 기대와 시기상조라는 해석이 엇갈린 가운데 애플이 이를 결정한 이유 7가지를 미국 지디넷이 분석했다.

미국 지디넷은 13일(현지시각) 애플이 아이폰5S로 옮아간 이유에 대해 당장은 애플리케이션 활용 측면에서 64비트 환경을 도입할 이유는 제한적이라며 이는 우리가 향후 몇년간 조금씩 접하게 될 아이폰의 개선 과정에 바탕이 될 길을 닦기 위함이라 평했다.

64비트 프로세서 도입의 이유로 분석된 7가지는 ▲'최초'란 의미 ▲왠지 좋아보임 ▲안드로이드 제치기 ▲더 많은 램(RAM) 용량 지원 ▲iOS와 OS X 애플리케이션 코드기반 통합 ▲무거운 연산 작업에 더 알맞음 ▲인텔 압박하기다.

■최초 타이틀 선점

미국 지디넷 블로거 아드리안 킹슬리 휴즈는 애플은 최초라는 허풍을 떨기를 즐긴다고 썼다.

■왠지 좋아보이니까

이어 프로세서를 32비트에서 64비트로 도약시키는 건 보고 듣기에 그럴싸한 얘기라며 소비자들을 설득할 때 경쟁상대보다 더 큰 숫자(10억개 트랜지스터, 64비트 등)를 들이미는 방식은 세일즈에 도움이 된다고 평했다.

애플은 64비트 프로세서 도입에 따라 아이폰5S를 선보이면서 '데스크톱 수준의 아키텍처'라는 문구로 포장할 수 있게 됐는데, 이 역시 상당히 쿨하게 들린다는 지적이다.

■안드로이드보다 먼저

애플은 프로세서 비트수를 통해 안드로이드 휴대폰 제조사들을 상대로도 승점을 따냈다. 안드로이드 기기용 64비트 프로세서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자체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안드로이드5.0 정도면 64비트 지원을 예고한 ARMv8 아키텍처를 완전히 활용하는 첫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현재 애플에게 경쟁 환경에서의 명확한 우위를 주고 있고,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격차는 내년 초까지 좁혀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원 램 용량 4GB 이상으로…당장 쓴다는 건 아니고

아이폰5에 탑재된 램 용량은 여전히 1GB지만 프로세서를 32비트에서 64비트로 옮아가는 건 다른 형태의 기기에 더 많은 램을 쓸 수 있도록 돕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아이패드나 애플TV같은 기기가 32비트 컴퓨팅 환경의 최대 램 용량인 4GB를 넘기려면 64비트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킹슬리 휴즈는 그간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한 램 용량을 알리지 않아 왔는데 우리는 정확한 숫자를 알기 위해 제품을 분해한 결과로 정보가 나오기까지 기다려야 했다며 64비트 프로세서로 이행된다 해도 아이폰이 곧바로 4GB 램을 품을 것 같진 않고 다만 필요한 순간이 도래해야 그리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PC 개발 통합

애플이 iOS를 64비트로 이행할 경우 모바일 플랫폼 iOS와 데스크톱 플랫폼 OS X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이 더 가까워진다. 이는 애플이 개발자용 64비트 iOS7 관련 문서에 직접 제시한 문장이다.

iOS 기반 64비트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는 OS X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와 거의 동일하다. 이는 2가지 OS에서 돌아가는 공통된 코드베이스를 더 쉽게 만들도록 해준다.

■무거운 연산도 OK?

아이폰5S 기능 가운데 64비트 프로세서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하나는 초당 120프레임 간격으로 슬로모션 비디오를 찍거나 이런 연속촬영 방식으로 최상 품질의 사진을 찍어낼 수 있는 카메라다. 이런 대용량 이미지 처리에 요구되는 속도와 공간을 A7프로세서가 제공해 작업 부담을 줄여 준다.

단말기에 탑재된 지문인식 센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사용자의 지문 스캐닝을 통해 대용량의 암호화 데이터를 다뤄야 한다면 역시 64비트 프로세서의 이점을 활용하게 된다.

■파트너 인텔 압박

현재 맥용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CPU는 인텔에서 공급받는다. 하지만 64비트 아키텍처와 수십억개 트랜지스터를 탑재한 A7프로세서는 애플이 OS X용 자체 프로세서 개발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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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슬리 휴즈는 애플이 당장 인텔에 의존하던 프로세서 공급을 끊을 것이라 보진 않는다며 애플이 현재 프로세서 시장의 큰손이라는 사실은 애플과 인텔 사이의 사업영역을 구분짓는데 도움을 주며 상호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결론은 애플이 아이폰의 아키텍처를 64비트 프로세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단순한 말장난 이상의 뭔가를 노렸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은 그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애플은 향후 몇년에 걸친 아이폰 관련 사업 전략에 보일 개선 방향을 위해 길을 터 놓고 있다는 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