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TE-TDD 제4이통에만 특혜" 반발

일반입력 :2013/09/13 17:01    수정: 2013/09/14 11:50

정윤희 기자

“신규 사업자에 대한 특혜다.”(KT)

“기존 법체계에서는 와이브로 주파수 용도변경이 불가능하다.”(미래창조과학부)

KT가 신규 사업자에게만 LTE-TDD 전환을 허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주장을 내놨다.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에게도 LTE-TDD 전환을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경쟁사들 역시 용도를 제한해 할당하는 주파수 정책에 맞지 않는 억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석수 KT 상무는 1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열린 ‘와이브로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미래부가 발표한 정책안은 조단위 투자와 피땀 흘려 국가 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기존 사업자보다 신규 사업자에 유리한 정책”이라며 “신규 사업자에 대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그는 “2.3GHz 대역에서 서비스 중인 기존 사업자도 즉시 LTE-TDD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줘야 한다”며 “기존 이용자들에게 기술 진화가 멈춘 와이브로를 계속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불이익”이라고 강조했다.

■KT “우리도 LTE-TDD 하게 해달라”

이날 미래부는 성장 한계에 부딪친 와이브로를 LTE-TDD로의 전환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책안을 발표했다. 와이브로를 유지하되 공공망, 재난망 등 틈새시장에 활용하고 세계적 기술 트렌드에 맞춰 LTE-TDD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LTE-TDD 선택이 허용되는 것은 미할당된 2.5GHz 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신규 사업자다. 현재 한국모바일컨소시엄(KMI)이 LTE-TDD 방식을 채택해 제4이통 도전을 준비 중이다. 2.3GHz 대역에서 와이브로를 제공 중인 KT, SK텔레콤이 LTE-TDD로 전환하려면 기존 와이브로 이용자 보호 대책을 내놓은 후 주파수를 반납, 재할당 받아야 한다.

이 상무는 “현행 법체계 내에서 충분히 주파수용도 변경이 가능한데 이를 불허하는 것은 신규 사업자에 대한 특혜”라며 “민간표준 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와이맥스 2.1을 승인했기에 정부가 이를 인정하면 와이브로와 LTE-TDD를 병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와이브로 정책은 창조경제와 국민 행복이 최우선 되도록 추진돼야 한다”며 “와이브로 기술력과 네트워크 운용능력을 보유한 KT가 이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정부-SKT-LGU+ “KT 주파수 용도변경 안돼”

KT의 건의에 대해 미래부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기존 2.3GHz 대역은 휴대인터넷으로 용도를 한정해 할당대가를 산정, 할당했기 때문에 현행 전파법상 용도변경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병택 미래부 통신서비스기반팀장은 “KT가 언급한 TTA 인증의 경우 승인할 때 와이브로라는 용어가 빠져있다”며 “TTA 승인을 가지고 주파수 용도변경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최준호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 역시 “기존의 법체계 내에서는 주파수의 용도와 기술방식을 확정해서 할당했기 때문에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존 사업자들이 2.3GHz 대역에서 LTE-TDD를 하고 싶다면 기존 와이브로 이용자 보호 대책을 내놓은 후 이를 고려해서 주파수 회수 후 재할당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다른 사업자들이 LTE-TDD를 한다고 해서 2.3GHz 대역에서도 전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2.3GHz 대역은 휴대인터넷이라는 제한된 용도로 제공해왔는데 투자를 많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허용해달라고 하는 것은 주파수 정책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 역시 “글로벌 추세와 기술 다양성을 위해 LTE-TDD를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어느 시기에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러한 경우에 대한 사전 검토가 충분히 있어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기존 와이브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 동의한다”며 “SK텔레콤도 전국적으로 1조원 가량 와이브로에 투자했는데 무선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고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는 보완재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사무총장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LTE-TDD를 허용함으로써 제4이통에 길을 열어줘 경쟁을 활성화 시킨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며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와이브로망이 중계하는 와이파이를 쓰는 경우가 많은 만큼, 와이브로가 통신요금을 낮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미래부는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가 충분한 이용자 대책을 내놓는다면 재할당을 통해 LTE-TDD를 허용한다고 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의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 논의돼야 할 것”이라며 “와이브로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어떤 이용자 보호 대책을 내놓는지 구체적인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