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문인식기술 채택한 진짜 이유는...

일반입력 :2013/09/11 09:52    수정: 2013/09/11 10:11

손경호 기자

애플이 아이폰5S에 적용한 지문인식기반 보안기술 '터치ID'는 단순히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손으로 터치하는 것만으로 기존보다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손쉽게 유료 결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5S에 적용된 터치ID는 본인인증을 위한 보안 기능 외에도 아이튠스 내에서 결제를 하는데 활용된다.

이날 제품 설명회 자리에서 필 쉴러 애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터치ID 지문인식기술은 사용자가 더 빠르게 기기에 접근하고, 비인가된 사용자의 접근을 방지하면서 스캐너를 통한 앱 구매 역시 가능케 한다고 밝혔다.

지문인식기술 자체를 놓고 보면 완벽하게 새로운 보안기술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영역에서는 모토롤라가 자사 스마트폰 아트릭스 평가판에 관련 기술을 적용했으나 결국 실제 제품화 되지는 않았다. 최근 국내 출시된 팬텍 베가 LTE-A 역시 이 기술을 적용했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지문인식기술은 다른 본인인증기술에 비해 매력적이다. 손가락만 대면 인증이 이뤄지기 때문에 편리한 것이 첫번째다. 두번째로는 기존에 '1234', 'abcd'와 같은 쉬운 비밀번호를 여러 사이트에서 쓰고 있는 사용자들에게는 접근성과 보안성을 모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씨넷에 따르면 미카엘 바렛 페이팔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는 지난 5월 인터폴 컨퍼런스에서 아이폰5S에 지문인식기술이 탑재될 것이라고 암시하며 너무 쉬운 비밀번호나 모든 곳에 공통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보안성을 낮춘다고 밝혔다.

인터넷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페이팔에게 모바일 결제의 안전성 보장은 수익성과 직결된다. 이 회사는 올해 '패스트 아이덴티티 온라인(FIDO)' 얼라이언스를 창설하는데 도움을 줬다. 이 단체는 비밀번호 대신 새로운 본인인증관련 표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이 단체에는 LG전자, 구글, 블랙베리, 구글, 레노버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 신용카드사, 이동통신사 등은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 모델에 대해 고민 중이다. 애플의 지문인식기술 탑재는 모바일 결제에 필요한 본인인증기술로서 가능성을 검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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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해 수억 달러를 투자해 지문인식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터치ID 관련 정보는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되지 않고 아이폰5S에 탑재된 A7프로세서에 저장된다. 그렇다고 애플이 기존에 적용해왔던 4자리 핀번호 입력방식의 인증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애플의 터치ID는 기존 앱 내 결제, 모바일 뱅킹, 가상 작업실로 접속 등에 모두 해당 기술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