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팹리스가 IDM 방식보다 유리"

일반입력 :2013/09/06 15:53

이재운 기자

퀄컴 고위 임원이 공개 강연에서 자신들과 같은 팹리스-파운드리 형태 사업방식이 삼성전자나 인텔과 같은 종합반도체회사(IDM) 방식 대신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디지타임스는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열린 세미콘타이완2013 이그제큐티브 서밋에서 로완 첸 퀄컴 글로벌생산운영관리 부사장이 이와 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첸 부사장은 IDM식 사업방식이 성공하기보다 실패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팹리스(Fabless) 업체는 팹(제조 시설) 없이 설계에만 집중하는 형태의 업체를 말하며, 파운드리(Foundry) 업체는 팹리스 등으로부터 제조 공정을 위탁 받아 대신 생산하는 업체를 말한다. 팹라이트(Fablite)는 설계 전문 업체가 소규모의 제조 공정을 갖춘 형태다. 반면 IDM은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모두 갖춘 반도체 업체를 뜻한다.

첸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있어서는 수직 계열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IDM 방식이 회사 전체 사업에 있어 부가 가치를 더해주지는 않는다”며 오직 인텔 정도만이 IDM 방식에서 성공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IDM 방식은 25년 전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TSMC가 설립될 때까지만 해도 주류였다고 설명한 첸 부사장은 당시에는 반도체의 설계와 생산을 한 업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는 것이 시장의 대응에 빠르게 대응하는 ‘타임 투 마켓’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 방식이 도입되면서 제조만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업체와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팹라이트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되면서 제품 혁신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파운드리에 집중 투자하고 IDM 방식의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에 아웃소싱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퀄컴은 대표적인 팹리스 업체로, TSMC에 파운드리를 위탁하고 있다. 첸은 퀄컴과 TSMC의 사례가 바로 ‘팹리스-파운드리 방식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속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나가면서 리소그래피(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 패턴 형성 기술) 등의 이슈에 공등 대응하는 것이 업계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 부품이 PC 부품보다 훨씬 복잡하고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지금 팹리스 업체와 파운드리 업체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첸 부사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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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사업방식은 타이완 TSMC가 처음 업계에 도입한 이후 2000년대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기존 반도체 업체들의 참여는 물론 SMIC 같은 중국계 파운드리 업체의 새로운 성장도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