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스타, 비즈니스 행사로 전락?

일반입력 :2013/09/06 11:37    수정: 2013/09/06 13:15

지스타2013 개막이 두 달 남짓 남았다. 국제적 게임전시회를 평가를 받고 있는 지스타지만, 게임 전시회란 타이틀보다 비즈니스 행사의 성격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여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해외 게임 전시회를 보면 게임을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란 의미를 많이 부여한다. 하지만 지스타는 해를 거듭할 수 록 회사 대 회사(B2B)의 비즈니스 행사란 점을 부각, 실적 위주의 전시성 사업이란 지적이 끊이질 않을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13이 오는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벡스코 행사장에서 열린다.

하지만 지스타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게임전시회 보다 비즈니스 행사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정부의 산업 규제와 내수 시장 붕괴 등 각종 악재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내놨다.

올해 지스타의 B2B 부스는 지난해 630부스와 비교해 대폭 늘어난 800~900부스로 확장될 예정이다. 지스타를 주관하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구 한국게임산업협회, 이하 협회) 측이 해외업체 참가 비중 확대 및 비즈니스 강화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지난 7월 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스타2013 참가 안내 설명회’를 진행한 자리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비즈니스 자리를 늘리는 것은 게임사의 해외 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반면 업계 대부분의 관계자는 전시성 행정을 더욱 강조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성적표를 관리하기 위한 꼼수란 것.

익명을 요구한 A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게임전시회는 업계와 이용자를 중심으로 진행해야하는 문화 축제로, 신작을 기다리는 이용자들의 기대에 우선 부흥해야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업계가 생각하는 지스타는 계륵(먹지도 버리지도 못하는)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지스타를 보면 방문자, B2B 해외 수출 계약 성적 등이 화제가 되는 데 의미 없다고 본다”며 “해외 수출 계약은 이미 사전에 계약 내용을 조율하고 지스타 기간 B2B부스에서 도장 찍는 수준이다. B2B 부스를 늘리는 것은 각 게임사가 지스타 기간 계약 결과 등을 내놓길 바라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B스타트업 모바일 게임사 대표는 “(개발 중인 신작을 해외에 내놓기 위해서)지스타 B2B 부스를 소규모로 신청했지만, 괜히 신청을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업계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효과가 없다는 얘기를 해서다”며 “게임과 직접 관련 없는 업체들도 부스를 내놓다보니 자리를 잘못 잡으면 해외 바이어의 얼굴도 보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서 돈만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스타를 비즈니스 행사로 키우는 것이 협회의 목표였다면, 굳이 부산서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전시장에서 지스타를 진행해야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스타는 올해와 내년까지 부산서 진행된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4년간 부산서 지스타가 열리게 된 셈. 부산시 입장에선 수많은 게임 업계 관계자와 해외 바이어가 찾는 지스타 기간을 환영할 수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한 이유다.

이와 함께 부산 기반 국회의원이 게임 산업 규제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게임사 관계자들은 부산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지스타의 국내 업체 참여율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서병수 의원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게임 산업 규제를 골자로 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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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안은 청소년 게임 제한 시간을 확대할 뿐 아니라 인터넷 게임 중독 치유 부담금을 강제로 징수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당시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올해는 지스타의 위상이 걱정되는 해다. 깜짝 놀랄만한 소식도 없고, 진짜 신작도 B2C 부스엔 없다고 판단된다. 신작 개발을 포기하기 때문. 정부의 산업 규제와 내수 시장이 붕괴되고 있어서다”면서 “지스타가 협회와 부산시를 위한 성과 위주의 행사로 변질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