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흙바닥에 치는 텐트, 중고면 어때"

캠핑업계를 지켜보는 일곱 개의 시선

일반입력 :2013/09/06 10:44

봉성창 기자

[편집자 주] 가히 열풍이다.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음식을 해 먹는 일이 새롭게 등장한 레저 활동이 아닌데도 전국의 아빠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주말만 되면 각종 장비를 그득 차에 싣고 떠난다. 이렇게 캠핑을 즐기는 인구는 무려 300만명. 전국 캠핑장 수가 1천여개가 넘지만 밀려드는 예약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지난 2010년부터 불어닥친 캠핑 열기는 이제 하나의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급성장했다. 각종 캠핑용품은 물론 자동차, 각종 IT기기까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불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 요즘 유통업계에서 되는 아이템은 오직 캠핑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캠핑의 급속한 대중화에 따른 반작용도 적잖다. 천정부지로 솟은 고가 캠핑용품 들이 가격에 비해 제 기능을 못한다는 이른바 거품 논란이다. 소비자들이 경쟁적으로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데 따른 과소비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캠핑 산업을 바라보는 일곱 개의 각계 각층의 기업들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캠핑 산업의 시작부터 향후 전망까지 짚어봤다.

1부 [마운틴이큅먼트] 캠핑의 시작은 오렌지족?

2부 [노마드] 주말 반납한 아빠, 캠핑용품에 월급도 반납

3부 [고릴라캠핑] 흙바닥에 치는 텐트, 중고면 어때

4부 [소니] 캠핑의 추억 찍고 보고 즐기고“

5부 [쿠팡] 요즘 대세 소셜커머스-캠핑이 만났다

6부 [옥션] 철없는 캠핑, 이유있는 대박 행진

7부 [KT금호렌터카] 추억도 대여가 되나요?

캠핑이 대중화되면서 캠핑용품 가격에 거품이 심각하다는 지적은 최근 끊이지 않고 있다. 메이저 캠핑용품 업체들도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격을 소폭 내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캠핑 입문자들은 입이 벌어질만한 수준이다.

요즘 대세라는 캠핑에 한번 도전하고자 하는 초보들은 이래저래 걱정이다. 한번 큰 맘먹고 많은 돈을 들여 구입한 캠핑용품을 몇번 써보지도 못하고 썩힐 것이 걱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저렴한 제품을 구입했다가 캠핑에 재미를 붙이면 더 좋은 캠핑용품에 대한 욕심이 생겨 결국 또 바꾸게 되다보니 역시 돈 낭비로 이어진다.

이러한 틈새를 노려 중고 캠핑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캠핑용품 특성상 사용 횟수가 그리 많지 않고, 한번이라도 사용하면 수차례 사용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중고 캠핑용품 시장은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중고거래 전문 커뮤니티 ‘중고나라’에는 하루에도 수백개의 중고 캠핑용품 거래 게시물이 올라와 그 열기를 짐작케 한다.

최근에는 중고 캠핑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들도 하나 둘 씩 생겨나고 있다. 아무래도 온라인을 통한 중고거래는 불편할 뿐 아니라 종종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틈새를 노린 업체 중 하나가 바로 고릴라 캠핑이다.

“텐트같은 경우는 20번 이상 사용한 경우는 거의 못 봤습니다. 아마 10번도 별로 없을 걸요”

의정부 장암동에 1호점을 낸 고릴라캠핑은 중고 캠핑용품을 시중 중고 거래가에 매입해주고 약간의 마진을 붙여 저렴하게 판매하는 중고 거래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물론 매장에서 새 제품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중고 거래를 통해 이익을 많이 남기기 보다는 일단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중고 거래가 자리 잡히는 것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금으로 매입하고 신용카드로도 판매하기 때문에 수수료 까지 감안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긴 합니다.”

중고거래 전문 매장의 장점은 일단 여러 이유로 필요가 없게 된 중고 캠핑용품을 편리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 간의 직거래에 비해 좀 더 믿을만할 뿐만 아니라 실랑이도 크게 줄어든다.

고릴라캠핑에서 판매되는 중고 캠핑용품의 가격은 새 제품 대비 보통 40%에서 70% 정도다. 캠핑용품은 중고라고는 하지만 사실 사용 횟수가 10번 미만인 경우가 많아 관리만 잘해주면 새것 처럼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 캠핑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풀세트’라고 불리는 기본 장비가 필수적이다. 보통 캠핑족들이 생각하는 풀세트는 텐트, 타프, 테이블, 의자, 랜턴, 버너, 식기, 매트 등이다. 이러한 기본 장비만 갖추기 위해서도 300만원은 훌쩍넘어간다. 브랜드 제품은 500만원에서 1천만원 사이다.

그러나 고릴라캠핑에서 중고 제품으로 이러한 풀세트를 맞추기 위해서는 60~7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일단 중고로 구입해 캠핑을 몇 번 다녀본 다음 다시 중고로 되팔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은 한결 덜하다.

이곳에 중고 캠핑용품을 구입하거나 혹은 팔러 오는 소비자들은 주로 30~50대 남자들이다. 중고 캠핑용품을 거래하는 매장이 아직 많지 않다보니 수원이나 과천에서도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캠핑 시장이 워낙에 붐을 이루다 보니 유명 브랜드 중고 캠핑용품의 경우에는 감가 상각이 20% 정도에 불과할 정도다. 이 경우 중고로 살 때는 약간 저렴한 수준이지만 되팔 때도 거의 비슷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고 거래를 보다 전국적으로 편리하게 하기 위해 청주와 부산에도 각각 지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전국적인 캠핑 중고거래 네트워크를 만들어 원하는 중고 용품을 보다 편리하게 사고 팔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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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캠핑은 새 제품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중고 제품을 싸게 팔다보니 새제품도 비싸게 팔기 어렵다는 이유다. 향후에는 아예 소비자들의 니즈를 조사해 직접 저렴하게 대량 제작해 판매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이라고 해서 꼭 품질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품질 차이가 큰 것도 있고 어떤 제품은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데도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