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스토어, IT관련 '앱북' 인기몰이

일반입력 :2013/08/29 15:23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의 윈도스토어에 흥미로운 모습이 나타났다. 여러 앱 가운데 도서 카테고리에 유명 IT전문출판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 각 출판사의 IT기술서적들이 앱북으로 등록됐고, 관련 앱들이 한국 윈도스토어 도서 카테고리 인기앱 코너에 노출됐다.

한빛미디어, 영진닷컴, 정보문화사, 등 IT기술서적으로 유명한 IT출판사의 도서는 윈도8이란 환경에 최적화돼 만들어졌다.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보다 10인치 이상의 태블릿과 노트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종이책과 똑같은 느낌의 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윈도8에서 제공되는 여러 기능과 연결돼 iOS나 안드로이드 환경의 이펍(ePUB) 기반 전자책에서 경험할 수 없는 요소도 보여준다.

윈도8용 앱북을 개발하는 곳은 블루피시시스템이란 회사다. 수년간 윈도, 윈도모바일 등의 운영체제(OS) 환경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온 이 회사는 1년간의 노력으로 앱북제작 솔루션을 개발해 출판사들의 문을 두들겼다. 한국MS가 블루피시시스템에 IT전문 출판사를 소개했고, 출판사의 기술서적을 윈도8 스토어에 앱북으로 처음 등록한 게 지난 6월이다. 2개월째를 맞은 현재 블루피시가 윈도스토어에 올린 앱북은 200권을 넘었다.

성경환 블루피시시스템 대표는 “1년 간 개발해서 출판사를 찾아다녔는데, 다들 윈도 스토어의 존재조차 생소해했고, 새로운 영역이다보니 시장규모를 가늠하지 못해 선뜻 나서려하지지 않았다”라며 “그러다 한국MS의 도움으로 한빛미디어와 연결됐고, 처음 앱북을 내놓은 후 230권 정도를 등록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윈도8 스토어의 도서&참고자료 코너에 국내서적은 오디오북이나 비디오북을 제외하고 대부분 우리가 올린 책들이다”라며 “한국 윈도 스토어에 전자책 시장을 여는 입장이어서 일단 MS도 적극 지원하고, 제작비용과 편집비용은 받지 않고, 판매수익 분배만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윈도8에 등록된 기술서적 앱북을 열면 표지와 함께 3가지 요소가 나타난다. 도서읽기, 검색, 도서정보 등이다. 도서읽기로 들어가면 책 본문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동영상 콘텐츠를 다수 추가할 경우 동영상 코너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도서읽기는 책을 두페이지로 펼친 형태로 읽게 되는데 화면이 커서 매우 쾌적한 느낌을 준다. 책갈피 기능을 활성화 하면, 화면 상단에 북마크한 페이지들의 섬네일 이미지가 나타난다. 하단 슬라이드바로 페이지 이동도 간편하다. 데이터 작업을 통해 목차도 따로 구성했다.

검색은 두 형태로 이뤄진다. 앱북 안의 검색코너를 이용하는 것과 함께 윈도8 자체의 데이터 검색을 통해 도서 본문을 찾아낼 수 있다. 앱북을 실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면 오른쪽의 검색창에서 설치한 앱북을 선택하고,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본문을 바로 찾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클립보드 기능이다. 기술서적이란 특징과 윈도8의 듀얼창 작업 기능을 활용한 것이다.

성 대표는 “기술서적의 경우 소스코드 예시가 들어가는데, 해당부분을 복사해서 바로 개발환경에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라며 “기술서적을 보면서 실습을 병행하기 쉽다”라고 설명했다.

단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페이지 전체를 복사하는 건 못하게 했다. 대신 SNS로 해당도서의 윈도스토어 링크를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동영상을 페이지 중간에 넣거나, 유튜브 링크로 스트리밍하게 했다.

성 대표는 “기능적 부분은 우리가 정립한 것을 사용하고, 출판사가 원하는 테마와 추가 기능을 더 가미하는 것도 가능하다”라며 “단순한 구성이 아니라 출판사가 원하는 UI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블루피시는 앱북 제작을 의뢰한 출판사에게 ‘출판사 카탈로그’ 제작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성 대표는 “서비스 차원에서 제작한 도서가 20권을 넘어가면, 해당 책소개를 모은 카탈로그앱을 만들어주고 있다”라며 “카탈로그를 통해 한 출판사의 여러 도서를 찾아보게 해 구매를 유도하는 채널을 늘리고, 매출을 높이자는 기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윈도8은 화면을 잘라서 여러 개 앱을 같이 볼 수 있게 하므로, 카탈로그앱을 왼편에 띄워놓고, 도서를 클릭하면 나머지 화면에 표지와 소개가 나오게 할 수 있다”라며 “동시에 출판사의 지명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블루피시는 더 많은 출판사의 시도를 요청했다.

그는 “출판사에게 부담없이 윈도스토어의 앱북이란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라며 “iOS나 안드로이드 전자책, 앱북 제작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는데다 단순히 포맷만 변환하는게 아니라 출판사의 편집의도를 고스란히 반영한 앱북을 만드는 것이므로 많은 출판사가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일단 블루피시의 제작 방향은 출판사 수익극대화다. 퍼블리싱은 하지 않고, 앱북 제작과 스토어 등록, 앱 품질관리 및 업데이트만 블루피시가 맡는다. 앱북 등록 계정도 출판사 계정으로 하며, 저작권도 출판사에 100% 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모든 데이터도 암호화하며, 블루피시조차 암호화된 데이터의 디바이스 내 저장위치를 모른다. 전체화면 스크린샷도 막아놨다.

관련기사

책이 팔리면 MS, 출판사 등과 수익을 나눠갖는다. 애플, 구글과 마찬가지로, 스토어 수익은 MS가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나머지를 다시 블루피시와 출판사가 30대70으로 분배한다. 그는 “너무 많은 수수료가 나오는 듯하지만, 종이책의 인세나 유통비용, 마케팅비용을 고려하면 출판사 수익이 결코 적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출판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좋고, 추가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현재 윈도8 앱북 제작 솔루션은 우리회사만 갖고 있는데, 다른 출판사들이 부담없이 우리 회사에 연락해줘서 많은 앱북을 만들어내고 싶다”라고 포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