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개발자행사 등록 미룬 진짜 이유

일반입력 :2013/08/16 14:12

삼성전자가 오는 10월 미국에서 열기로 한 국제 개발자 컨퍼런스의 참가자 접수 일정을 열흘 늦춘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주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할 개발자 대상 행사 '삼성디벨로퍼스컨퍼런스' 소개 메일을 발송했다.

16일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컨퍼런스 개최 목적과 취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소개 메일로 안내된 공식 행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한 내용은 일정, 장소, 컨퍼런스 관련 키워드, 3가지 뿐이다.

■행사 주제는 타이젠? 안드로이드? 스마트TV?

업계는 행사 슬로건에 담긴 키워드 '▲산업계 리더들과 협력 ▲동료 개발자들과 협업 ▲새로운 삼성의 툴과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공개될 내용을 조심스레 유추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에서 행사를 주관한다. MSC는 '타이젠' 관련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조직이며, IT 및 무선(IM) 사업부문 4개 사업부 가운데 '무선사업부'와 별도로 움직이는 SW솔루션 사업부로 알려져 있다.

이에 우선 타이젠 관련 내용이 포함될거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타이젠, 스마트TV 등 회사 소프트웨어(SW) 기술과 플랫폼 통합에 대한 전략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당초 회사는 다음달 타이젠 단말기를 상용화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10월 이후로 미뤘다.

회사가 앞서 자체 플랫폼 '바다'를 통해 개발자 대상 컨퍼런스를 열면서 개방형 SW 플랫폼을 육성하고 생태계 참여를 유도한 경험을 쌓아 왔지만 이번에는 더 큰 기술 범주를 다룰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행사를 통해 다룰 주제나 초청연사 등 세부 계획에 대해 묻자 구체적인 컨퍼런스 내용에 대해서는 참가 신청을 받는 시점에 맞춰 공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참가 접수, 왜 늦췄냐면…

당초 회사가 참가 신청을 받기로 한 시점은 현지시각 기준으로 16일 동부일광절약시(EDT) 오전 9시반,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늘밤 오후 10시반이었다.

그런데 회사는 이날 행사 등록을 기다리는 인파가 일시에 몰릴 것으로 예상돼 시스템 안정화 등 대비하는 차원에서 접수 일정을 늦춘다는 안내 메일을 발송, 참가 접수 시점을 오는 26일(현지시각)으로 열흘 미뤘다.

삼성전자의 안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원활한 참가 접수를 위해 컨퍼런스 접수 시스템의 서버 등 인프라를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느라 늦어진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달리 볼 때는 회사가 광범위한 SW 개발자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최초의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어떤 주제 발표와 기술 소개를 준비했는지 드러내기 직전에 그 내용 공개를 미룬 셈이다.

삼성전자가 많은 접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하긴 했지만 회사쪽은 행사 규모에 대해서도 함구 중이다.

다만 컨퍼런스가 열릴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랜시스 호텔은 최대 공간인 그랜드볼룸에 1천500명까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고 안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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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업계는 이 삼성전자가 동종 업계 업체들이 모이는 행사 참석과 별개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단독 형식으로 마련하는 '유료' 컨퍼런스에 공을 들이는 모습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회 자체에 관심이 없는 개발자들이라도, 과연 삼성전자의 개발자 대상 단독 글로벌 컨퍼런스가 수천명 규모의 등록 기회를 다른 업체들처럼 몇 시간 내지 몇 분만에 매진시킬 것인지 지켜보는 게 흥밋거리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