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구조조정 소식에 IT 주가 '역풍'

일반입력 :2013/08/15 09:18

송주영 기자

시스코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감원에 돌입한다. 불확실한 기업 IT 투자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스코의 감원계획 발표로 이날 장외시장에서 IT기업의 주가는 줄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14일(현지시간) 시스코는 지난 7월 마감된 2013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를 했다. 실적 자체로는 괜찮았다. 순이익도 상승했고 증권가 전망치도 넘겼다.

시스코의 지난 2013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 19억달러 대비 21% 상승했다. 매출은 증권가 전망치보다 높은 124억달러를 기록했다.

실적은 좋았지만 시스코는 4천명의 인력 또는 전 직원의 5% 수준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용을 절감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성장분야에 집중하도록 사업구조를 개편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장비 시장 수요가 불확실해 사업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상황이 천천히 개선되고는 있지만 바라는 수준의 속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스코의 구조조정 발표 이후 장외거래에서 시스코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스코는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50% 이상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망감에 장외 시장에서의 주가는 연중 최고 수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IT 경기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시스코의 불투명한 IT 경기 하락 전망에 다른 IT주도 영향을 받았다. 장외거래에서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IBM, HP 등 대형 IT주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챔버스 회장은 실적발표를 통해 “신속하게 자원을 재구성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시스코는 인력을 줄이는 한편 신성장 영역으로 인력을 재배치할 전망이다. 앞으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소프트웨어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스코는 과거에도 몇 차례 구조조정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10억달러까지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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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는 전 세계적인 IT 투자의 불확실성 속에 3분기 매출 성장률을 전망치보다 낮은 3~5% 수준으로 예상했다.

시스코는 이달 시작된 2014회계연도 1분기에 대해서는 122억~125억달러 매출을 예상했다. 증권가 전망치인 125억달러에 가까스로 부합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