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안벤처인의 꿈, 아프리카 IT학교 세우기

일반입력 :2013/08/15 21:07

손경호 기자

5년 내 아프리카에 IT학교를 세울 것입니다.

국내 한 보안벤처회사 대표가 IT기술로 새로운 꿈을 그리고 있다. 보안회사로서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우리나라가 가진 높은 수준의 IT기술력을 여러 개발도상국으로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가산동 사옥에서 만난 홍진기 위키시큐리티 대표㊽는 이 같은 자신의 비전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약 3주 전부터는 콜럼비아 출신인 직원을 채용해 1:1 영어교육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미 등은 IT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다. 이와 함께 동반되는 정보보안 역시 덩달아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르완다의 국가정보보호구축프로젝트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KT 등이 수주한 것도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한 성과다.

홍 대표가 개도국의 IT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전 직장에 근무하면서 이들 개도국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 인포섹 등에서 보안컨설팅, 보안기술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그는 콜롬비아, 에콰도르, 미얀마, 아프리카 등지를 돌며 이곳에 IT전문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남미쪽에 해외컨설팅 담당 직원을 파견하는 등 작은 규모의 보안회사답지 않게 글로벌 차원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홍 대표는 과거에 이들 나라에서 여러 소프트웨어나 네트워크 등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 있었다. 그는 현지 사람들이 하나의 길을 가르쳐 주면 신기해하면서도 곧잘 따라했다고 말했다.

인포섹을 마지막 직장으로 3년 전에 퇴사를 결심했던 그는 퇴직금 1천만원으로 동료들과 함께 지난 2010년 위키시큐리티를 설립했다. 궁극적으로는 이 회사를 개도국에 IT학교를 세울 수 있을 만큼의 역량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 그의 회사 설립 배경이다.

그에 따르면 개도국에 IT학교를 짓기 위해서는 약 300만달러(약 33억4천650만원)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외국인이 해당 지역에 학교를 세우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있다. 외국인이 부동산을 못 사게 제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방침상 커리큘럼을 제한하는 나라도 있다.

홍 대표는 현재 필리핀 기술대학에 보안관련 자문활동을 하면서 정보보안과정을 개설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의 경우 학교법 상 교육과정을 세 개밖에 못 만들게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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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은 엔지니어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는 직원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하기를 바란다며 개도국 등에 대한 봉사활동,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직원들에게 만날 때 마다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에게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도국 진출은 사회에 의미있는 일을 만들어내는 작업인 것과 동시에 국내 보안 및 IT기술의 전도사로 활약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