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맥프로를 버리려 했다"

일반입력 :2013/08/12 09:10    수정: 2013/08/12 10:20

애플이 2개월 전 공개한 신형 '맥프로'는 어쩌면 영원히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재임 당시 맥프로와 관련 소프트웨어(SW) 제품군을 모두 단종시킬 생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켄 시걸 전 애플 광고컨설턴트는 지난주 블로그를 통해 잡스 CEO가 '파이널컷프로'같은 맥용 영상편집SW와 맥프로를 포함한 전문가용 제품군을 정리할지에 대해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잡스 CEO의 총애를 받았고 '씽크디퍼런트'라는 광고 카피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맥프로는 다른 애플 PC 제품과 마찬가지로 OS X 기반이지만 맥북 시리즈처럼 노트북이나 울트라북이 아닌 데스크톱 형태다. 고성능과 고급 기능을 원하는 전문직 사용자들이 맥프로를 애용해왔다.

그런데 애플은 지난 6월 원통형 맥프로를 선보이기 전까지 거의 2년 넘게 메이저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놓지 않았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데스크톱 '아이맥'과 고성능 노트북 '맥북프로', 울트라북 '맥북에어'를 비교적 꾸준히 출시했을 따름이다. 이는 과거 일반 소비자와 전문가층을 위한 소수 모델 비슷하게 집중해왔던 애플의 제품 구성 전략에 변화를 암시했다.

시걸은 자신의 글에서 잡스 CEO는 맥프로 제품군 지속(생산 또는 개발)을 제한해왔다며 그에 대한 논리는 짐작하는대로, 소비자 제품들은 무한 성장할 수 있는 반면 전문가용 제품들은 주요 자원들을 잠식하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시걸은 잡스 CEO가 맥프로 제품 단종을 암시하는 자신의 생각을 알리기에 앞서 광고에이전시와 상의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애플 전문 IT미디어 애플인사이더는 이건 확실히 애플이 아이맥 제품을 세계적인 인기상품으로 만들어낸 시점에 해당한다고 썼다.

시걸은 애플에게 전문가용 제품 시장은 숫자상으로 비교적 작긴 하더라도 분명히 가치있는 영역이라며 전문가들은 (개인 소비자들 입장에서) 오피니언리더이자 영향력을 주는 이들이며 전도사로서, 그들의 애플에 대한 애정이 친구와 가족과 동료들의 구매 결정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시걸은 잡스 CEO가 결국 맥프로를 포함한 전문가용 제품을 유지시키기로 했지만, 애플의 전문가 제품에 대한 철학은 몇년새 바뀌어왔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최신 파이널컷X 제품은 일반 사용자에게 친화적인 '쓰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서 일반 사용자를 겨냥한 편집SW '아이무비'를 떠올리게 바뀌었다. 기존 버전을 써온 전문직 사용자들이 해당 변화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는데 이 결정은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 하락을 동반해, 더 많은 사용자층을 끌어모으게 했다.

유사한 변화는 최신 맥프로 하드웨어에도 적용된 모습이다. 달라진 맥프로 디자인을 보면 광택이 나는 검정색 원통 모양에 2세대 썬더볼트 단자 6개, USB 3.0 단자 4개, 기가비트 랜 단자 등 외부 연결성을 높여 일반 사용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썼다. 기존 맥프로는 사용자가 직접 그래픽카드나 메모리 등 고성능 부품을 교체 확장할 수 있는 거대한 타워형 직사각형 육면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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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인사이더는 기존 맥프로와 달리 신모델 제품은 내부적으로 거의 업그레이드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을 고려한 외형을 제시하고 있다며 일부 전문직 사용자들은 이런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더라도 본체 독립형 데스크톱 PC에 대해 사라져가던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걸은 애플이 최종적으로 모든 '전문가용' 제품군 가운데 주요 하드웨어 디자인이었던 17인치 맥북프로 제품을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전문가들이 갑자기 더 작은 화면에서 일하길 선호한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17인치 제품 단종을) 낙관적인 발전방향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물론 모든 것은 레티나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제품들의 등장으로 용서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