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게임 무심사 입점, 중소 개발사 반응이....

일반입력 :2013/07/31 15:07    수정: 2013/07/31 15:09

남혜현 기자

비쥬얼드가 카카오 게임하기에 먼저 들어왔다면, 애니팡이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었을까?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게임하기 론칭 1주년을 맞아 부분 무심사 입점 제도를 선보였으나 반향은 크지 않다.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층이 극히 한정적인데다,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카카오는 전날 협력사의 마케팅 효율을 증대시키겠다며 부분 무심사 입점제도를 발표했다. 대상은 한국·일본·미국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최고 매출 및 무료 인기 20위권 내에 7일 이상 타이틀을 올린 게임, 또는 카카오 게임하기 내에서 1억원 이상의 매출을 낸 개발사의 차기작에 한한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향후 최소 60여개 게임이 카카오에 무심사로 입점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카카오를 거친 게임은 200여 종이다. 게임 업체로는 100여 곳인데 이 중 60%에 해당하는 업체가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 측 발표에 개발사 일부에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국내서 훌륭한 마케팅 공간인만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중소 게임 개발사 대표는 매출이 조금 꺾었을 때, 말 그대로 성공한 게임을 다시 올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그런 용도로는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환영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부분 입점 무심사제는 카카오가 당초 게임하기 플랫폼을 출시하며 논해던 '중소 개발사와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무심사 입점의 수혜가 이미 인기를 얻었거나, 성공 경험이 검증된 개발업체들에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 중소 게임업체 관계자는 굳이 매출이 잘 나오는 게임을 수수료를 줘가며 카카오톡에 붙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어떻게 보면 카카오가 이미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을 자사 플랫폼에 쉽게 붙이려는, 손 안대고 코풀기의 성격도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외산 게임들에 더 쉽게 문을 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0일 비쥬얼드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국내 출시된 것 외에도, 캔디크러시사가 등 유명 외산 게임들이 줄줄이 입점을 대기하고 있다.

외산 게임이 카톡을 통해 국내 출시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다만, 상반기부터 대형 퍼블리셔들의 게임이 카톡 매출, 인기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한 가운데 경쟁력 있는 외산 게임까지 속속 등장할 경우 중소 업체들의 게임이 설자리는 더욱 없어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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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온라인 게임 시장을 장악한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사례도 언급된다.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내는 LOL이 국내선 이용자들에 저가로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국내 PC방 온라인 게임 시장을 평정했다는 평가다. 자금력에서 밀리는 국내 업체들이 부분 유료 판매하는 아이템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든 일이다. LOL 출시 이후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국산 게임을 찾기는 어려워졌다.

이 관계자는 밀리언아서, 캔디크러시사가 등 쟁쟁한 게임들이 카카오에 들어오면 대형 퍼블리셔의 게임들도 상위권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큰데 중소개발사의 게임은 더욱 어렵지 않겠나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난 일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과실이 고스란히 외산 게임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씁쓸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