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MS, 아이폰4 수입금지 반대"

일반입력 :2013/07/31 09:46    수정: 2013/07/31 10:06

애플 아이폰4가 미국내 수입금지 처분 위기에 놓이자 애플을 감싸기 위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이 편들기에 나섰다. 미국 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조치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주목된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달 ITC의 판결에 따라, 다음달 3일(현지시각)까지 국외 생산된 아이폰4를 포함한 애플 구형 제품에 대한 현지 수입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애플은 지난달 4일 ITC로부터 삼성전자 3G 통신 관련 필수표준특허를 침해한 애플의 AT&T용 아이폰4와 일부 아이패드 모델을 미국에 반입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3일까지 이 판결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그대로 통과시킬 수 있다. 통과될 경우 4일부터 판매 금지가 발효된다.

아직 애플은 이 결과에 대해 항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선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드물어 이미 결정이 끝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애플 제품 수입 금지되나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아이폰4 수입금지를 촉구했고, 애플은 지난 3일 ITC에 자사 제품 수입금지를 유예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약 4주만인 지난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인텔, MS, 오라클같은 미국 IT업체들이 제품 수입금지 상황에 몰린 애플을 감싸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PC, 태블릿,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중인 MS까지 나서 애플 입장에 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업체들이 주요 회원사로 가입한 단체 소프트웨어연합(BSA)은 애플의 입장을 옹호하며 대통령에게 수입금지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 중이다. 이들은 해당 사례처럼 비일반적 상황에서 업계 필수특허 사용으로 인한 제품 금지가 인정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통신업체 AT&T와 버라이즌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달 ITC가 삼성전자 통신기술 특허를 침해한 제품으로 AT&T용 아이폰4, 아이폰3GS, 아이폰3G 등을 지목했는데 이가운데 실제 판매중인 물건은 아이폰4 기기 뿐이다. 수입을 금지당할 수 있는 제품 가운데 버라이즌용 기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USTR 마이클 프로먼은 ITC 결정은 이 사안에 관한 모든 관점을 고려해 균등하고 법에 근거한 주의깊고 균형잡힌 심사 절차를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수입 금지 가능성

사실 애플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가 발효되기 전에 ITC는 또다른 중대 판결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1일 ITC는 삼성전자 제품이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는지에 대해 최종 판정을 내린다. 애플이 지난 2011년 7월 자사 특허 7건을 침해했다며 삼성전자를 제소한 뒤 지난 3월 27일 나온 예비 판정이 유지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을 맡았던 토머스 B. 펜더 ITC행정판사는 예비 판정 당시 삼성전자 제품이 애플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봤다.

이는 지난해 10월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넥서스, 갤럭시탭 등이 애플 상용특허 3건(▲이어폰에서 플러그 내 마이크를 인식하는 기능 ▲중첩된 반투명 이미지 ▲휴리스틱스 등 소프트웨어 기능 특허)과 디자인특허 1건(아이폰 전면 디자인)을 침해했다는 기존 판단을 유지한 것이었다.

다음달 1일 ITC가 애플의 주장대로 삼성전자 제품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시 삼성전자 제품 역시 미국내 수입금지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TC는 지난 1월 삼성전자의 재심사 요청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ITC는 예비 판정과 함께 애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 4건 가운데 반투명 이미지와 이어폰 플러그 내 마이크 인식, 2건에 대한 판단을 위해 재조사 보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극적 화해' 기대?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이 수입금지라는 극단적 결과로 이어질 조짐이 짙어지면서 오히려 양사의 극적 합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 부품의 주요 고객사로 애플을, 애플이 핵심 부품의 주요 공급사로 삼성전자를 상대해왔고 서로 이 관계를 당장 끊기 어려운 상황이라 결국 합의에 이르지 않겠느냔 지적이다.

WSJ은 지난 19일자 보도를 통해 양사의 특허소송 기간 이어진 물밑 협상 이력을 들춰냈다.

보도에 인용된 지난 6월 4일자 ITC 판결 요약문과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관련 협상은 여전히 진행중이었다. 경과는 ▲지난해 9월 애플이 삼성전자에 승소한 뒤 특허소송 타결을 제안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협상 시작 ▲지난 1월 중순 합의 결렬 ▲지난 2월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결렬 ▲지난 3월 22일 삼성전자 협상 재개 요청, 그러나 6월4일까지 애플 무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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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애플은 삼성전자가 협상중 제안한 필수특허 로열티를 부당하고 국제 관행에 맞지 않는다고 평하며 공정하고 합당한 로열티가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양사 휴대폰 특허에 대한 크로스라이선싱(상호특허사용계약)을 제안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애플은 삼성전자에 자사 아이폰과 아이패드 특허의 라이선스를 휴대폰의 경우 대당 30달러, 태블릿의 경우 대당 40달러 요율로 제안했다. 삼성전자 통신특허와 크로스라이선스 협약을 통해 요율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그 요율이 너무 높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