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추락 원인 3가지...해결책은 하나

일반입력 :2013/07/25 16:07    수정: 2013/07/26 08:30

이재구 기자

지난 6월 마감된 애플 회계년도 3분기(4~6월) 결산결과 아이패드 판매는 충격적이었다. 전년동기비 14%나 감소한 1천460만대를 기록했다. 분석가들의 당초 예상은 1천830만대였다. 예찬자들은 아이폰회사가 아이패드회사가 된다고까지 했던 그 화제의 아이패드였다.

태블릿시장은 올해 50%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황금어장으로 꼽힌다. 이같은 애플의 부진은 의외일 수 밖에 없다. 애플의 문제는 이것이 눈앞에서 단기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씨티리서치의 글렌 응 분석가는 24일자 투자자노트에서 다음 분기 아이패드 성장률이 전년 동기비 6%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추락원인으로는 아이패드미니 등장에 따른 카니벌리즘, 고품질 저가경쟁제품의 등장 및 이에 따른 아이패드 시장 잠식, 그럼에도 여전한 프리미엄 가격 전략 등이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씨넷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천문학적 판매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패드의 분기실적 추락에 대해 이같이 분석을 내놓았다. 해결책은 아이패드 가격인하 뿐이라는 결론도 나왔다.

애플은 엄청나게 높은 가격과 마진을 보여 온 아이패드 가격을 내려도 돈을 벌 수 있으며, 단기 수익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판매 회복을 꾀해야 할 것이라는 게 이유다.

■아이패드미니 출시후 드러난 카니벌리즘

애플이 지난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았을 때 그 혁신성에 감탄한 팬들은 애플이 아이패드회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을 정도였고 그 정도로 높은 히트를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급성장세를 기록해 온 아이패드는 지난 23일 2분기(애플회계년도 3분기)발표된 실적집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난 해 동기비 14% 급락이라는 판매부진이 드러났다.

지난 해 좀더 저렴한 아이패드버전인 아이패드미니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아이패드판매는 거의 급제동 양상을 보여주었다.

지난 해 2분기에 나온 아이패드 레티나 버전은 출시한 분기에 아이패드판매를 약간 상승시켜 주었다. 이전 분기에 1천200만대였던 판매량은 1천700만대로 상승했다. 하지만 겨우 2분기만에 이 실적을 넘기기도 벅찬 상황에 몰렸다.

■고품질 저가 경쟁제품이 아이패드 점유율 잠식

더 큰 문제는 애플 경쟁자들이 날로 치열해지는 태블릿 시장에서 고품질 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애플만은 프레미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분기의 애플 아이패드 실적은 엉망이었다.

주목할 것은 애플 아이패드 부진이 구글, 아마존등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내놓은 좀더 작고 값싼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은 지 출시 1주년은 커녕 겨우 2분기 밖에 안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시장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 됐고 판매는 하락했다.

아이패드미니와 애플의 큰 아이패드는 여전히 시장에서 최고로 분류되며 여전히 단말기 판매시 최고의 수익을 창출해 주고 있다. 애플의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아닌 ‘최고의 제품’을 판다는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 등 다른 경쟁자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아이패드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단말기 외에 앱과 미디어 판매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태블릿 시장에서 아이패드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가격과 높은 수익을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아이패드 판매량은 감소 결과를 가져왔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더많은 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애플은 프리미엄 가격과 높은 수익마진을 유지하려 노력하면서 판매량을 잃을 것 같다.

보상판매는 당장은 애플에 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게 해줄 것이지만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대신 장기적인 iOS플랫폼의 가치를 약화시킬 것이다.

■여전한 프레미엄 가격...급격한 판매하락 부추겨

프레미엄단말기 가격과 높은 수익마진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세계 모바일 OS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고품질 저가 단말기를 내놓는 후발 경쟁자들은 점점더 좋은 실적을 보이게 될 것이고 안드로이드같은 OS는 점점더 확산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iOS는 점점더 틈새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아무리 아이패드라 해도 시장점유율을 잃고 틈새플레이어가 된다면 개발자와 유통업체들에게 값어치를 잃는 브랜드가 될 뿐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애플은 끝난다. 만일 고객들과 유통업체들에게 돈을 내고 iOS생태계에 있을 이유가 없다면 소비자들이 애플 단말기를 돈주고 살 이유도 없어진다.

사악한 사이클은 스스로 재생산하게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애플의 이익과 시장점유율은 붕괴될 것이다.

따라서 애플투자자들과 팬들은 이번 분기의 엉망진창인 아이패드 판매실적을 무시하면 안된다. 태블릿은 여전히 급성장하는 시장이다. 그런데도 이 분야 최고급 제품인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는 애플은 급속히 시장점유율을 잃고 있다.

이는 프레미엄가격을 유지하면서 수익마진을 유지하려고 한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재능있는 경쟁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품질과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태블릿을 제공하려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iOS로 모바일 지배하려면 값내려야

애플이 단기수익을 극대화하는 대신 iOS로 전세계 모바일 플랫폼을 지배하도록 만들려한다면 아이패드와 아이폰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는 당장 애플의 수익성을 줄이겠지만 또한 보다 강력한 시장입지를 이끌어내면서 수년 후 높은 수익을 일궈내도록 해줄 것이다.

아이패드는 엄청난 수익마진으로 애플에 큰 돈을 벌게 해 줬다. 이는 투자자들이 애플을 전세계에서 가장 수익성나는 회사중 하나로 인정하고 투자하도록 만들어 줬다.

애플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사의 수익마진을 희생한다면 투자자들은 비명을 지를 것이다. (애플은 판매량과 수익에서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이는 지난 수년간 주가를 떨어뜨렸다.)

애플은 시장점유율을 포기하고 기존 수익을 극대화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한다면 장기적인 시장입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답은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가격을 내림으로써 자사의 거대한 수익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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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주 높은 이익을 내왔기에 아이패드와 아이폰가격을 크게 내릴수 있고 그렇게 해도 여전히 돈을 벌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세계 시장점유율을 단말기의 성장을 가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애플의 기존 수익을 훨씬더 줄이고 주가 추가 하락을 촉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