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대세...HDD는 결코 죽지 않는다

일반입력 :2013/07/25 08:21    수정: 2013/07/25 16:43

송주영 기자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부각되면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는 어느새 한편으로 밀려난 분위기다.

기술의 발전 속에 HDD 스토리지의 운명은 향후 테이프 스토리지처럼 백업용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기간 내의 큰 폭의 위상 하락은 없겠지만 대형 스토리지 업체들의 무게중심은 SSD에 있다.

25일 스토리지 업계에 따르면 EMC,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즈, 넷앱 등이 모두 SSD 플래시 스토리지 마케팅에 나섰다. 용량이 커지고 수요도 늘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대형 스토리지 업체는 HDD 없이 SSD만을 탑재하는 SSD 전용 제품인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앞 다퉈 내놓았다. HDD와 SSD를 통합해 구성할 수 있는 기존 하이브리드 형태 스토리지가 아닌 SSD 전용 제품이다.

지난해 넷앱, HP에 이어 올해는 히다찌, EMC가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 합류했다. 2008년 EMC가 하이브리드 형태의 SSD를 출시한 이후 SSD 전용 제품까지. SSD는 기업 시장에서 꾸준히 확산됐다.

HDD의 미래는 어디로 갈까? 스토리지 업계는 HDD가 테이프 스토리지와 유사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는 남겠지만 특수 영역에만 존재하고 핵심 영역은 점차 SSD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100TB 용량 확대

SSD 제품의 용량은 지난 1년 동안 큰 폭으로 확장됐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즈는 최근 올플래시 어플라이언스로 154테라바이트(TB)까지 구현할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이 20TB였다면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올플래시 제품의 용량이 6배 가까이 확장했다. 100TB급 올플래시 스토리지 경쟁 시대도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SSD 스토리지는 올플래시와 비교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EMC의 SSD, HDD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제품은 400TB까지도 확장할 수 있다.

용량면에서 SSD 스토리지는 HDD 탑재 제품과 비교해서는 갈 길이 멀다. HDD는 수 페타바이트(PB)까지도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시기에 100TB 시대를 열었다는 점은 SSD에 대한 기업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는 “대용량 정보계를 제외한 웬만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는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SSD 스토리지가 발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SSD는 성능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HDD 대비 빠른 응답속도를 강점으로 시스템 성능이 중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간다.

금융 등 시스템의 성능이 중요한 업종에서 SSD의 적용이 활발하다. 캐싱 등 소량의 정보를 빠르게 찾아야 하는 형태로 SSD 스토리지를 구성하는 일은 이제 일반화됐다.

회사 임원들의 이메일 정보 시스템 등에도 SSD가 사용된다. 회사의 책임을 지는 임원들이 대용량 이메일 속에서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찾도록 하기 위함이다.

서광청 넷앱코리아 차장은 “통상 HDD 스토리지는 20ms(밀리세컨드) 정도면 무난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SSD 속도는 1ms”라고 설명했다.

■“SSD 적용, 효과 있는 분야 10% 가량”

스토리지업계는 SSD가 점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HDD도 나름의 장점으로 시장에서 당분간은 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테이프용 스토리지의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한다.

HDD 스토리지의 장점은 가격, 확장성이다. HDD는 SSD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업계에서는 HDD 스토리지의 가격을 SSD 대비 1/6 수준으로 추정한다.

SSD 스토리지의 대용량화도 아직은 HDD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HDD 스토리지는 최대 4~6PB급까지 확장할 수 있는 반면 HDD는 아직 200TB 용량을 벗어나지 못했다.

HDD는 또 다른 장점도 있다. 연이어 저장된 정보의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SSD와 큰 차이 없이 고속으로 정보를 읽어올 수 있다.

SSD는 고속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지만 이는 산재한 정보의 입출력이 많이 일어나는 경우에 한해서다. 연이어 저장된 정보를 한꺼번에 불러올 때는 HDD도 나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SSD가 전자방식으로 정보의 입출력을 처리하는 것과 비교해 HDD는 디스크에 저장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읽는 방식을 채택한다.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면 HDD도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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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인포메이션 관계자는 “SSD 스토리지는 최고 성능을 내야하는 분야에 주로 적용되는데 이는 전체 기업 정보 용량의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SD 스토리지는 적은 분야에만 적용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HDD는 티어2, 티어3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는 “HDD가 스토리지 시장에서 백업용으로 밀려나는 날은 근시일 내에 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10년, 그 이상의 장기로 봤을 때 SSD가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