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D "엔지니어 출신이 이상한 투자.."

일반입력 :2013/07/23 16:09    수정: 2013/07/23 19:07

정현정 기자

최고경영자(CEO)가 기술자 출신이면 이상한 투자도 많이 한다는데, 얼핏보면 이상해 보일 수 있는 준비를 많이 해야 인프라를 단단히 할 수 있다. 사장이 된 이후 기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2일 파주 공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CEO가 되서 영업이익을 고민하지 않는다는건 거짓말이겠지만 가능한 한 미래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하려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투자를 줄이면 수익은 늘어나겠지만 (단기적인 성과보다도) 미래 그림을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투자는 액정표시장치(LCD) 보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쪽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하나로 주목받는 플라스틱(플렉서블) OLED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생산능력(CAPA) 경쟁은 지양하겠다는 생각이다.

한 사장은 소형 (플라스틱) OLED에 대한 생산량 투자는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단순히 숫자를 가지고, 돈을 가지고 경쟁하면 우리가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대신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으로 소형 디스플레이에서는 아몰퍼스(a-Si, 비정질실리콘), 옥사이드, LTPS(저온폴리실리콘) 등 세그먼트 별로 철저하게 차별화된 전략을 가져갈 생각이다. 통상적으로 아몰포스는 범용 LCD, 옥사이드(Oxide)는 절전과 박형 제품을 만드는데 유리, LTPS는 하이엔드용 제품을 뜻한다.

이날 파주공장에 재개관한 전시관은 이같은 연구개발 노력을 바탕으로 이뤄진 LG디스플레이의 기술적인 자신감과 차세대 제품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 대거 전시됐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뚝심을 가지고 밀어붙인 편광필름패턴(FPR) 방식 3D의 편리성과 AH-IPS의 고화질 및 야외 시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다양한 초고해상도(UHD) TV와 OLED TV, 소형 플라스틱 OLED 등 제품들도 대거 전시됐다. 55인치 FPR 3D 패널 수십장을 이어붙여 돔 형태로 만든 전시관도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이다. 투명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창문과 냉장고, 미러디스플레이가 사용된 욕실 거울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시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 사장은 42인치 PDP TV가 처음 나왔을때 가격이 5천달러였는데 현재 고객들은 다 잊어버렸다면서 OLED TV가 지금처럼 1천200~1천500만원씩 해서는 사기가 어렵지만 우리 친구들(임직원들)이 열심히 고생하고 있고 코스트(비용)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그는 풀HD에 UD는 해상도가 바뀌는 거지만 OLED는 세상이 바뀌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 사장은 OLED로 두께가 숟가락 만한 TV를 만들 수 있고 구부러진 TV도 만들 수 있는데 이것으로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얼마나 많겠냐면서 이제는 디자인의 싸움이고 어느 정도의 가격이면 고객이 싸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1982년 LG반도체 입사 후 2001년 LG디스플레이로 옮겨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 IT사업부장, TV사업부장을 거쳐 지난해 말 대표이사직에 오를 때까지 현장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