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스타 4인이 꼽은 휴가철 필독서

일반입력 :2013/07/20 11:32    수정: 2013/07/22 09:22

전하나 기자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기업인들이 읽어야 할 경영 필독서 추천들이 쏟아진다. ICT 분야 벤처기업 스타들은 어떤 책을 읽고 고민하고 있을까. 대표 4인에게 물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 <관점을 디자인하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추천했다. 김 의장은 “관점이 달라지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는 제 생각과 많이 닮아 있는 책”이라며 “부담 없이 휴가철에 읽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책 저자인 박용후씨와도 인연이 깊다. 저자는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저자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현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을 만들면서 전원 버튼을 없애라고 지시했던 일, 공짜로 휴대폰 메시지를 보내는 카카오톡, 태풍 피해를 입고 90%의 사과를 팔지 못하게 되자 나머지 10%를 ‘행운의 사과’로 이름붙여 판매한 일 등이 예다.

책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지금 새로운 것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단지 내가 보지 못하는게 있어서라는 교훈을 절로 얻게 된다. 관점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동참하고 싶다는 열망도 커진다.

■노정석 파이브락스 CSO - <린스타트업>

벤처 업계의 ‘대부’ 노정석 CSO는 에릭 리스의 책 <린스타트업>을 꼽았다. 한국어 번역 출간 당시 그가 직접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책은 ‘불확실한 창업 환경에서 지속적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창업 방법’으로 린스타트업을 얘기한다. 린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만든 뒤 시장의 반응을 흡수하는 벤처 경영 전략을 일컫는다. 저자가 여러 번의 창업 실패와 성공 경험을 거듭한 끝에 창시한 개념이다.

노 CSO도 린스타트업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그는 1996년 KAIST 재학 시절 포항공대(포스텍) 전산시스템을 마비시켜 화제가 됐던 국내 1세대 해커다. 이후 수차례 창업을 주도했다. 이 중에는 구글에 매각한 테터앤컴퍼니라는 성공 사례도 있지만 철저하게 망했던 경험도 있다.

최근에는 네 번째 회사 아블라컴퍼니의 사명을 파이브락스로 바꿨다. 기민하게 시장을 살피고 내린 결단이다. 노 CSO는 “많은 이들이 오랜 고민끝에 비지니스를 시작하지만 얼마되지 않아서 예상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이때 어떻게 불확실성과 싸울지를 선택하는 일이 미래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이 책을 반복적으로 통독하며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 <자기신뢰>

<자기신뢰>는 내면에 신성을 가진 존재인 인간이 자기신뢰를 기초로 행동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신념이 집약된 에세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믿는 법을 알려주는 진정한 의미의 자기계발서라는 평가다.

‘배달의 민족’ 앱을 만들어 성공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제 막 스타트업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인 분들이라면 이번 휴가철 자기신뢰라는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성공의 시작은 자기신뢰로부터 시작된다”며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에게도 신뢰받을 수 없으며 신뢰는 사업에서 아이디어나 자본보다 더 중요한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신뢰를 얻으면 고객을 얻고, 좋은 파트너를 만나고, 자금 유치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 <기브앤테이크>

‘스타트업 베프’를 자처하며 풀뿌리 벤처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임지훈 케이큐브 대표는 동료 벤처인들이 <기브앤테이크>를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권장했다.

와튼스쿨 역대 최연소 종신교수이자 세계적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가 쓴 이 책은 성공에 대한 고정관념, 즉 강하고 독한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승자 독식’의 근본 명제를 통쾌하게 뒤집는다. 많은 사람드리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성공의 결정적 요인을 흔히 간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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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책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테이커, taker)이나 받는 만큼 주는 사람(매처, matcher)보다 자신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기버, giver)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논리를 통해 체계적으로 이를 입증한다.

임 대표는 “많은 기업가들이 ‘내가 왜 널 도와줘야 하는데?’ 혹은 ‘내가 이번에 도와주면 너는 무엇을 해줄 것인데?’라는 마음가짐을 갖는데 그런 단기적인 계산을 하는 사람들보다 진정성을 갖고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이 길게 보면 더 잘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의 실증적 사례들을 통해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