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보다 더러워"...물로 씻는 IT제품 인기

일반입력 :2013/07/19 15:41    수정: 2013/07/20 09:39

변기보다 세균이 10배 이상 많은 물건이 있다. 하루 종일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과 일과 중 계속 손이 닿아 있는 키보드가 그것. 이런 IT제품들은 마른 수건으로 눈에 보이는 얼룩을 지우는 정도가 청결관리의 전부로 여겨졌지만 최근 방수기능이 강화돼 출시된 제품들은 물 세척이 가능해 위생관리가 용이해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물로 씻어 쓸 수 있다는 의미로 ‘워셔블(Washable)' 제품이라 불리는 방수강화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아웃도어 환경이나 생활방수 차원에서의 강점은 물론 위생관리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방수기능이 가장 절실한 제품은 스마트폰이다. 최근 영국의 한 대학교는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는 약 12만 마리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으며 감기와 피부 트러블, 폐렴 등 각종 질병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통 스마트폰 액정에 묻은 지문을 닦아내는 정도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루 종일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은 전체적으로 씻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영국에서 열린 ‘삼성 프리미어 2013’ 행사를 통해 갤럭시S4 액티브를 공개했다.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모델로 국제 보호규격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수심 1m에서 최대 30분 동안 방수가 가능하다. 삼성은 갤럭시S4 액티브를 10월께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출시된 방수 스마트폰도 있다. 카시오의 스마트폰 ‘지즈원’도 방수기능을 탑재해 기기가 더러워졌을 경우 즉시 물로 헹궈서 사용할 수 있다. 지즈원은 입·출력 단자와 배터리 덮개를 특수 패킹 기술로 마감 처리해 1.5m 수심에서도 30분 이상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특수 재질의 충격 완화 범퍼, 스크래치 손상에 강한 고릴라글래스 등을 적용해 일상생활에서의 파손과 침수를 방지한다.

소니는 최근 1m 이내의 수심에서 30분간 사용이 가능한 엑스페리아 태블릿 Z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10.1인치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무게 495g에 두께는 6.9mm에 불과해 휴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소니 관계자는 “태블릿 제품의 경우 남녀노소 다양한 가족구성원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엑스페리아 태블릿 Z는 1m 이내의 수심에서 30분간 사용이 가능한 IP57 등급을 획득해 사용 후 물로 가볍게 제품을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청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지가 쌓이거나 표면이 더러워지면 간편하게 물로 세척해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도 있다. 키보드는 일과 중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다량의 세균이 존재하기 쉬운 것은 물론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음료를 쏟기 쉬워 방수기능이 필요한 IT제품 중 하나다.

로지텍은 지난해 10월 ‘워셔블 키보드 K310’을 선보였다. 이 키보드는 간편한 물 세척은 물론 최대 수심 27.9cm까지 물에 잠겨도 문제 없도록 설계됐다. 또 키보드 뒤쪽 하단에 배수구가 있어 빠르고 편리한 건조가 가능하다. 로지텍은 물 세척에도 자판에 인쇄된 문자가 지워지지 않도록 레이저 인쇄 후 UV코팅을 적용했다.

로지텍 관계자는 출시 당시 “대부분의 키보드 사용자들이 커피나 음료수를 쏟아 곤란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물세척이 가능한 키보드를 출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야외 활동이 많은 여름철에는 카메라도 쉽게 더러워지기 마련이다. 소니가 선보인 아웃도어 카메라 사이버샷 DSC-TX30은 방수 기능을 탑재해 수중 촬영이 가능한 것은 물론 제품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었을 경우에도 쉽게 씻어낼 수 있다.

수심 10m에서도 무제 없도록 방수에 특화된 제품이지만 카메라 본연의 성능도 충실하다는 평가다. TX30은 10m 깊이의 물 속에서도 풀 HD 동영상 및 1,820만 화소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수중 파노라마' 기능 광학식과 전자식 손 떨림 방지 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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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도 수심 13m까지 방수를 지원하는 카메라 '루믹스 TS5'을 지난 5월 출시했다. 이 카메라는 1/2.33인치 175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28mm 광학 4.6배 라이카 줌 렌즈를 탑재했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업체들은 사용자들이 환경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면서 방수.방진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며 강화된 방수기능 덕분에 제품을 물로 세척할 수 있어 제품관리와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방수기능 제품이 호소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