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의 아버지, 스마트홈을 말하다

일반입력 :2013/07/15 16:58    수정: 2013/07/15 17:08

이재운 기자

모 회사 입사 시험에 '와이파이'에 대해 서술하라는 주관식 문제가 나왔다. 그중 어떤 응시자의 답변이 눈길을 끈다.

KT가 만든 무선...

국내 이동통신사가 얼마나 와이파이 광고를 많이 했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다. 실제로 와이파이를 만든 사람은 따로 있다. 90년대 AT&T에 근무했던 케이스 링크스라는 한 엔지니어다. 와이파이라는 이름도 그의 아내 작품이다.

케이스 링크스는 AT&T에서 나와 고국인 네덜란드로 돌아가 지난 2004년 회사를 설립한다. 그리고 스마트홈 세상을 위한 솔루션 '오픈 스마트홈 프레임워크' 개발에 매진한다.

와이파이는 콘텐츠를 나누고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졌죠. 그런데 전력을 너무 많이 소모하는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이제 저전력의 플랫폼을 통해 와이파이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무선통신 규격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그비(ZigBee)입니다

15일 서울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만난 케이스 링크스(Cees Links) 그린피크테크놀로지 대표는 지그비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 솔루션에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 업체들이 상당한 관심을 표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최대 케이블TV이자 2위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컴캐스트에 공급을 시작하는 성과도 거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지그비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이 퍼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한 그는 지그비 기반 솔루션이 바꿔나갈 세상의 청사진에 대해 3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지그비칩이 적용된 셋톱박스의 보급이 첫 단계다. 셋톱박스를 통해 지그비칩이 탑재된 다른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 지그비칩 표준으로 기기들을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 단계로 보안 및 경비, 에너지 관리, 홈 케어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이동통신사를 통해 구매하도록 유도해 지그비 플랫폼을 이용한 활용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단계로 플랫폼 제어 소프트웨어를 통해 모든 종류의 센서를 연계, 종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해 이용자의 편리성을 높이는 단계로 이행할 예정이다. 가령 가족들이 모두 외출한 낮 시간에 집안에서 사람의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이 사람이 가족이나 친구인지 혹은 낯선 사람인지 판별한 뒤 보안경비 시스템과 조명 시스템 중 어떤 것을 가동할지 결정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링크스 대표는 “클라우드컴퓨팅과 연계해 전력 사용량을 줄여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일부 제품의 경우는 스위치를 켤 때 필수 전력이 발생하도록 설계해 배터리가 따로 필요 없게 하고자 한다”고 개발 방향을 밝혔다. 배터리 수명을 제품 수명보다 더 길게 해서 배터리 교체가 필요없도록 하는 저전력 솔루션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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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그린피크테크놀로지는 지그비 기반 솔루션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그비칩 전문 업체로는 세계에서 유일한 팹리스 업체다. 셋톱박스를 필요할 때만 켜지도록 해서 요청된 작업을 수행한 뒤 전원이 꺼지는 ‘지그비 그린파워칩’을 출시하는 등 전력소비량 감소에 초점을 맞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링스크 대표는 “개방성을 통해 다양한 업체들이 지그비칩을 이용해 스마트홈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우리 프레임워크의 장점”이라며 “저비용, 저전력인 우리 프레임워크를 통해 현재의 자동차 시스템에서 하듯 버튼 조작으로 집안의 모든 전자 기기를 관리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