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공대생, 레고로 만든 3D프린터

일반입력 :2013/07/12 09:49    수정: 2013/07/12 11:03

3D프린터 가격이 하락세지만, 정작 그걸 활용할 아이디어가 샘솟는 학생들에겐 여전히 부담이다. 돈으로 살 수 없을 바엔 만들어 버리자고 결심한 한 공학도가 '레고'로 조립한 3D프린터를 선보여 주목된다.

美 씨넷은 11일(현지시간) 상용 제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매튜 크루거라는 공대생이 '인스트럭터블'이란 커뮤니티에 직접 만든 3D프린터 '레고봇'의 작동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레고봇은 글루건(접착제 총)에 들어가는 '글루'를 원재료로 사용한다. 재료를 녹여 3D프린터의 노즐로 배출시킨 다음 굳히는 식으로 물체를 만든다.

크루거가 3D프린터를 만들겠다고 동원한 재료는 대부분 시중에서 파는 레고 블록이다. 나머지는 오래된 가전제품을 분해해서 얻거나, 친구의 3D프린터를 빌려서 필요한 부품을 만들었다. 오래된 VHS 카메라에서 재활용하거나 모터 무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동전을 사용하는 식으로 제작비를 줄였다.

레고봇은 '메이크봇'같은 상용 3D프린터가 플라스틱을 원재료로 만드는 것과 달리 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견고한 물건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외신은 레고봇이 창문용 스티커 등을 만들기에 적합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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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거는 레고봇은 완성된 프로젝트라기 보단 프로토타입(시험작)에 가깝다며 활용도가 적은 글루 대신에 더 견고한 밀랍이나 합성수지를 이용한 3D프린터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레고로 조립된 3D프린터가 처음 나온 건 아니다. 지난달에도 유튜브를 통해 '레고 3D프린터'라는 기계의 작동 영상이 공개됐다. 그러나 일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된 이 장치는 엄밀히 말해 프린터가 아니라 조각로봇이었다. 재료를 성형해 입체 형상을 만드는 게 아니라 칼날을 움직여 덩어리를 깎아내는 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