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때문에…위기의 ‘그래픽카드’ 시장

일반입력 :2013/07/03 08:41    수정: 2013/07/04 08:23

“인기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저사양의 게임들이다. 리그오브레전드 등 고사양을 요구하지 않는 작품들이 게임 시장을 잠식해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수요마저 따라 줄었다.”

올 1월 ‘아키에이지’를 끝으로 당분간 국내에 출시될 대작 온라인 게임의 씨가 말랐다. 이에 대한 고민은 게임업계뿐 아니라, PC 주변기기 업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성장과 같이 커온 그래픽 카드 시장의 한숨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그래픽카드 전문 하드웨어 업체의 경우는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의 30%가 빠졌다고 토로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마지막 게임은 작년 5월 출시된 ‘디아블로3’다. 같은 해 6월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에 대한 기대감도 컸지만 생각만큼 블소가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에이지 역시 마찬가지. 국내 대표 그래픽카드 전문업체인 이엠테아이엔씨에 따르면 작년 동기 대비 그래픽카드 매출은 30% 가량 줄어들었다. 모바일 플랫폼의 확대로 PC 시장이 줄어든 이유에, 같은 맥락으로 온라인 게임 시장도 불황이기 때문이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대작들이 하나씩 대박을 터뜨려줘야 하지만 올 1월 아키에이지 출시 이후 대작 게임의 씨가 마른 상태다.

특히 국내 게임 시장을 잠식한 리그오브레전드, 즉 롤의 인기는 그래픽카드 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소다. 롤은 지포스 GTX 650, 라데온 HD7750정도의 성능을 갖춘 그래픽카드면 충분히 고품질로 즐길 수 있어 그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찾는 소비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롤의 독점으로 대작 온라인 게임들의 출시가 지연되고 더욱 어려워지면서, 이제 그래픽카드 업계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엠텍은 올 하반기 동안 온라인 게임사와 공동으로 기획하는 그래픽카드 프로모션이 현재로써는 없다고 설명했다. ‘블소 그래픽카드’, ‘아키에이지 그래픽카드’처럼 양사가 협력해 내놓는 제품의 계획이 현재로 볼 때 없다는 것.

다만 PC 패키지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고 효과가 높아지고 있어 패키지 게임과 손잡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이엠텍 측은 밝혔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배틀필드4’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오병찬 이엠텍 마케팅팀장은 “아키에이지도 엔비디아와 프로모션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작년에 출시된 블소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서 “향후 기대되는 대작 출시 계획도 없고 PC 성능 자체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아도 지장 없기 때문에 PC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도타2 역시 요구하는 사양이 높지 않아, 오히려 배틀필드4와 같은 고사양 PC 패키지 게임의 출시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