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PS4를 외부 개발자에 맡긴 이유

일반입력 :2013/07/01 10:48    수정: 2013/07/01 15:40

남혜현 기자

소니가 야심작 '플레이스테이션4(PS4)' 디자인을 외부 인력에 맡긴 이유가 밝혀졌다. PS3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소니의 카드다.

벤처비트 등 외신은 1일 유명 게임 개발자인 마크 서니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게임랩2013 컨퍼런스'에 연설자로 나서 소니가 외부 개발자에 디자인을 맡긴 이유와 PS3의 실수에 대해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크 서니는 올 가을께 선보일 PS4 디자인을 이끌었으나 소니 내부 직원은 아니다. 그는 열일곱살 나이에 아타리에 취업한 후 31년간 게임 개발에 매진했다. 이후 1994년 유니버셜에 합류했으며 1998년 퇴사, 외부 컨설턴트로 소니 등과 협력했다.

서니에 따르면 소니는 그가 '외부인'이라는 점, 그리고 게임 시스템 개발에 오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PS의 아버지라 불리는 쿠타라기 켄 전 회장 밑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소니 외부에 있으면서 내부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서니의 경쟁력이 됐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PS4 게이밍 콘솔 개발에 참여했고, PS3 출시와 관련한 실수 요인을 솔직하게 조사했다고 털어놨다. 내부인들이 쉽게 털어놓지 못할 문제점을 비교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외부인으로서 이야기 하겠다는 것이다.

서니는 우선 소니 내부 사람들이 PS의 성패를 모두 켄 쿠타라기의 그늘 아래 놓았다고 지적한다. 소니가 PS3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2001년. PS2가 최대 성공을 맛보던 시기다. 쿠타라기 회장은 당시 소니, 도시바, IBM이 손잡고 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든다. 이 칩은 PS3의 핵심이 될 것이라 밝혔다.

쿠타라기 회장의 발표가 있고나서 수백명의 기술자들이 몇 년간 칩 개발에 매진했다. 이 싱글 그래픽 칩이 차세대 콘솔의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 믿었다. 개발된 칩은 8코어로, 강력한 성능을 자랑했다. 그러나 문제는 강력해진 만큼 '복잡함'이 이 칩을 특징지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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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는 결과적으로 PS3의 실패 요인을 복잡한 칩 때문에 약해진 게임 타이틀 라인업이라 설명했다. 그는 복잡한 하드웨어는 PC 게임에 있었던 것 같은 혁신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이 시기를 겪은 사람이라면 좀 더 솔직하고 열린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PS4 개발에 참여하면서 외부인으로서 혁신을 불러오려 했다고 설명했다. 서니는 소니의 경험 때문에 PS4 개발엔 협동과 단순함을 적용하려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