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해킹 주체, 어나니머스냐 북한이냐

일반입력 :2013/06/25 15:04

손경호 기자

지난 3.20 사이버 테러 이후 세 달 지난 시점에서 국내 주요 정부기관, 여당, 언론사 등의 홈페이지가 또 다시 해킹 위협에 노출됐다. 현재로서는 어나니머스 보다는 북한 소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해킹범은 오전 10시께 청와대 홈페이지 등의 메인화면에 'hacked by anonymous'라는 문구와 함께 어나니머스의 공식 마크를 표출시키는가 하면 통일대통령 김정은 장군님 만세! 우리의 요구조건이 실현될 때까지 공격은 계속 될 것이다. 우리를 기다리라. 우리를 맞이하라. 민주와 통일을 지향하는 어나니머스코리아'라는 문구와 함께 회의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게재했다.

아직 어나니머스의 소행인지, 북한의 소행인지에 대해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내 공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보안전문가는 거의 100% 북한의 공격이라고 추정하고 있다며 오늘 어나니머스가 공격한다고 했으니 북한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선제공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가장 의심되는 대목은 공격시점이다. 어나니머스는 25일 오전 11시부터 북한 사이트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공언해왔고, 실제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감행했다. 청와대, 국무조정실, 여당,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 등이 해킹된 시간은 오전 10시를 전후로 한 시점이다.

더구나 어나니머스는 '#opnorthkorea'라는 작전명을 달고 북한 체제를 비판하며 해킹을 가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이들이 굳이 우리나라 사이트에 접속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언급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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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격은 기존에 3.20 사이버 테러를 통해 이미 국내 인터넷 환경에 대한 해킹 경험을 갖고 있는 북한측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어나니머스는 말 그대로 익명성을 모티브로 한 해커조직이다. 따라서 점조직 형태로 돼있지, 어떤 특정 집행부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으로 보기는 어렵다. 때문에 어나니머스라는 테두리 안에 북한을 공격한 해커 조직과 남한을 공격한 해커 조직이 나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