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빠지는 금융IT... 대안은?

일반입력 :2013/06/18 08:45    수정: 2013/06/18 15:39

송주영 기자

삼성SDS가 대외 경쟁 시장 비중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IT 시장에서 LG CNS, SK C&C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삼성SDS가 빠진 시장에서 2, 3위 업체인 LG CNS, SK C&C의 수혜가 점쳐진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금융권 사업으로 은행권 프로세스 재설계(BPR), 1, 2금융권의 플랫폼 전환 사업 등이 있다. 이외 KDB산업은행이 추진할 IT아웃소싱,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도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발주될 사업으로 대형 사업에 속한다.

지난 2~3년 동안 우리나라 금융권 대형 IT서비스 사업은 삼성SDS, LG CNS, SK C&C 등 3사의 시장이었다. 큰 변화가 없던 이 시장에 올해 변수가 생겼다. 삼성SDS의 대외사업 축소 방침이다. 삼성SDS는 해외사업을 강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우리나라 대외 시장 비중은 줄여나갈 전망이다.

■ '빅3'가 주도하던 시장 대안이 없다

IT서비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당장 초대형 금융 사업까지 수주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대외시장 전략을 구성하는 단계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어서 완전 철수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도 남았다는 분석이다.

삼성SDS가 일부 대형 사업에 참여할 여지는 있지만 우리나라 금융IT 시장에 흥미를 잃은 것은 분명하다. 대안으로는 LG CNS, SK C&C 양사만이 남았다.

LG CNS, SK C&C는 해외시장 개척과 동시에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꾸준히 펼칠 예정이다.

LG CNS 관계자는 “경쟁사에 영향을 받아 사업 전략을 변경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대로 사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C&C 관계자도 “대외사업에서 크게 영향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대형 3사 외에 주사업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업체로는 한국IBM, 그리고 일부 차세대 사업에 주사업자 역할을 수행한 바 있는 티맥스소프트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입지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티맥스소프트는 NH투자증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이후 내홍을 겪으며 본연의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한국IBM도 조직정비 등을 하며 금융권 대형 사업에서의 입지가 대폭 축소됐다.

금융권은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대형 사업에서는 구축 경험을 중요시한다. 인지도, 사업수행면에서 LG CNS, SK C&C 등의 아성을 넘을 만한 업체가 없다는 의미다.

■외국계 가격, 중견IT 서비스 구축사례 한계

삼성SDS가 빠지면 신규로 외국계 업체나 중대형 IT서비스 업체가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역량을 검증할만한 구축사례가 부족하거나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외국계 기업은 해외사례가 있지만 수익을 엄격하게 따진다. 상대적으로 협상의 여지가 큰 우리나라 IT서비스 업체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가격협상 여지는 더 크지만 대형 프로젝트가 많은 은행권에서는 구축사례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한 외국계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IT서비스 시잔 진입을 검토했지만 단가가 맞지 않았다”며 “진입하더라도 대규모로 확대하기는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IT 서비스 업체로 금융권 대외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으로는 한화S&C, 동부CNI, 아시아나IDT 등이 있다. 3사의 공통점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가 있거나 한 때 있었다는 점이다.

한화S&C는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동부CNI는 동부화재, 동부생명이 그룹 계열사로 있어 구축경험을 중심으로 대외사업을 확대했다. 아시아나IDT는 현재는 KDB생명(구 금호생명) 시스템 구축, 아웃소싱 노하우가 있다.

하지만 이들 3사는 아직 1금융권에서는 역부족이다. 한화S&C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1금융권을 포함해 사업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사업자 자리는 확보하지 못했다.

동부CNI 역시 금융권 IT서비스 일류화를 지향하지만 1금융권 공략은 시기상조로 본다. 아시아나IDT 역시 금융시장을 공략하지만 대형 사업보다는 리스크관리, 대외계시스템 등 특화 분야를 노린다.

이들 3사는 주사업자 경험이 2금융권에 한정돼 당분간 프로젝트 규모가 큰 은행권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경우는 투자여력이 있어도 은행권 사업을 수주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중대형 업체의 경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는 금융권 대형사업 수혜 없어

당분간은 LG CNS, SK C&C가 금융IT 시장을 주도하겠지만 올해는 이들 업체에게 돌아갈 몫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 IT서비스 시장의 최대 프로젝트인 차세대 사업이 일단락되면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1금융권을 중심으로 수백억원 규모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IBK기업은행의 2천억원대 규모의 차세대시스템 개발 사업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한 요인으로 전망된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대규모로 금융IT 인력을 신규 채용하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수혜의 몫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S가 금융권 사업을 전면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SDS 관계자 역시 “단계적으로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 나오는 초대형 사업은 당분간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S는 사업 중단에 대한 방향 등을 완전히 결정한 것은 아니고 축소 등을 놓고 내부 논의 과정 단계를 여전히 거치는 과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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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SDS의 대외사업 중단, 축소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10여년 동안 우리나라 금융 IT서비스 시장의 노하우를 쌓아온 업체”라며 “프로젝트 관리, 개발 역량이 단기간에 쌓이는 것이 아닌데 이를 포기할만큼 산업구조가 왜곡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