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가 통신사 염탐? 美이통사 부인 안 해

일반입력 :2013/06/14 09:27

손경호 기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 내 인터넷 기업들은 물론 주요 이동통신회사의 메타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AT&T와 버라이즌 등 이통사들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NSA의 감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들과는 다른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씨넷은 지난 2006년에 AT&T에 대한 NSA의 감시 의혹이 불거진 이후로 현재까지도 이 회사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즌 역시 NSA에 통화기록을 포함한 로그기록을 넘겼는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06년 당시 22년 간 AT&T에서 기술자로 근무했던 마크 클레인은 NSA 소속 관계자를 만났고,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자사 시설 중 한 곳에 있는 룸641A에 인터넷 트래픽이 전용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룸641는 NSA가 통화감청을 위해 AT&T의 비밀장비를 설치한 비밀감청실이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전자프론티어재단은 개인정보무단수집과 관련 소송까지 걸었으나 AT&T는 NSA가 통제하는 장비가 자사 네트워크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당시 씨넷에 따르면 지난 2006년 AT&T는 해외 정보기관을 감시할 목적으로 장비가 사용됐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NSA가 영장 없이도 AT&T의 네트워크를 감시할 수 있냐는 질문에 AT&T 대변인은 노코멘트 했다. 몇 달 뒤 법무부 소속 변호사들은 AT&T가 NSA와 실제로 협조하고 있는지는 긍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등이 최근 NSA가 직접 자사 서버에 접속해 감시활동을 벌였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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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정부기관의 요청에 따라 대량의 정보나 메타데이터를 제공토록 요구하는 전반적인 요청이나 법적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 역시 미국 정부는 우리 서버에 직접 접속하지 않으며 데이터센터에 백도어를 설치해 놓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프리즘은 스파이프로그램의 이름이 아니라 NSA가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툴의 이름이다. 이는 법적 절차를 거쳐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테러방지, 적대적인 사이버활동, 핵무기 관련 해외 정보에 대해서만 감시를 허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