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과의 점심' 값...그안에 담긴 깊은 뜻

일반입력 :2013/06/13 15:32    수정: 2013/06/13 16:24

이재구 기자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과의 점심가격이 경매에 올려진 이래 사상최저인 100만달러(11억3천만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경매 입찰자는 이전보다 ‘값싼 점심’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버핏이 자선단체에 기부할 기금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유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버핏의 점심경매 배경이다.

비즈니스위크와 CTV뉴스는 12일 e베이에 올려진 수십억달러 거부이자 투자의 달인 워렌 버핏과의 점심 경매가격이 급전직하했다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버핏과의 점심’ 경매 낙찰자는 뉴욕 맨해튼의 스테이크 전문식당 '스미스 앤 월런스키'에서 지인 7명을 초청해 버핏 회장과 함께 점식식사를 하게 된다. 식당주인도 이미 점심값 1만달러를 기부했다.

워렌 버핏은 지난 5년 간 자신과의 점심’을 경매에 붙여 해마다 200만달러 이상의 낙찰을 받아왔다. 따라서 올해의 최대 경매가격은 그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이 가격은 투자자 모니시 파브라이와 두명의 친구가 지난 2007년 받았던 65만100달러 이래 최저 경매가격이다. 또 지난 해 버핏 자신이 기록했던 345만6천789달러(39억2천만원)보다 무려 71%나 하락한 금액이다.

왜일까?캘리포니아 어바인 출신의 자산 관리인 파블라이는 10일(현지시간) 다소 낮아진 올해의 '버핏과의 점심' 경매가격에 대해 “글라이드와 우리 모두에게 슬픈 날”이라면서 “우리의 영웅이 얻어맞고 있다”고 말했다 . 글라이드는 버핏이 타계한 첫째 부인 수잔으로부터 소개받은 샌프란시스코 소재 자선 단체다. 버핏은 지난 수년간 글라이드를 위해 혼자서만 1천500만달러(170억원)를 모아 기부했다.

보도는 그가 부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워서 부자들에게 매력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친구 파브라이는 이전 3개 경매가가 이례적으로 높은 것이었다며 이런 추측을 일축했다. 그는 이전 경매에서는 지난 2010,2011년 연속 262만달러를 써냈던 헤지펀드 투자자 테드 웨슐러의 예를 들었다. 그에게 뒤진 2등 입찰자는 자선금으로 돌아갈 돈을 늘리려고 계속해서 경매가 높이기를 시도했었다고 말했다. 보도는 테드 웨슐러도 자선기부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올해 이런 2등 추격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을 만 하다.

글라이드의 세실 윌리엄스 목사는 대변인을 통해“올해 왜 이처럼 경매 결과가 나쁜지 설명해 주는 뚜렷한 이론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경매 경쟁자들도 올해의 경매 결과에 전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선단체 글라이드는 해마다 1천700만달러의 예산을 이들 유명인사의 점심 경매 낙찰금을 기부받아 충당하고 있다. 올해 점심 경매에 나선 8명의 경쟁자들 가운데 최고가를 써낸 우승자는 익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보도는 버핏이 내년 여름에도 자선 점심경매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세 번째 가는 부자이며 해마다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자모임을 갖는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모든 주식을 5개 자선단체에 기금으로 나눠줄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이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