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위치, 오픈데이라이트 이사회 탈퇴

일반입력 :2013/06/07 10:05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의 선두주자 빅스위치가 오픈데이라이트 이사회 탈퇴를 선언했다. 오픈데이라이트가 오픈소스 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5일(현지시간) 빅스위치는 회사 블로그를 통해 오픈데이라이트 플래티넘 멤버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빅스위치는 널리 사용되는 플랫폼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게 사용자 커뮤니티와 개발자에게 혜택일 것이라 판단해 오픈데이라이트에 참여했었다라며 플랫폼 개발은 커뮤니티에 기반해야 하고, 그것은 능력위주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멤버들은 적절한 의도를 가져야 하지만, 오픈데이라이트 조직은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라고 탈퇴 이유를 강조했다.

오픈데이라이트는 지난 4월 출범한 리눅스재단의 개방형 SDN 프레임워크 개발 프로젝트다. 오픈데이라이트엔 시스코시스템즈, IBM 등이 주도적 역할로 참여했고, 브로케이드, 시트릭스, 에릭슨, 마이크로소프트, 레드햇, 주니퍼네트웍스 등이 빅스위치, 시스코, IBM과 함께 플래티넘 멤버로서 이사회를 구성했다.

그밖에 NEC, VM웨어가 골드멤버로, 아리스타, 시에나, 사이언, 델, 후지쯔, HP, 화웨이, 이노사이브, 인텔, 누아지네트웍스, 플레시, 플럼그리드, 라드웨어 등이 실버 멤버로 참여했다.

스탠포드대학교 연구진이 설립한 빅스위치는 세계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무료 오픈플로 컨트롤러 '플러드라이트'를 개발한 회사다. 빅스위치는 사실상 오픈플로와 그 표준화단체인 '오픈네트워킹파운데이션'를 대표해 오픈데이라이트에 참여해왔다.

오픈데이라이트 설립을 주도한 시스코는 자사의 SDN 컨트롤러를 기증해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의 뼈때를 제공했다. 프로젝트의 핵심부를 차지해 주도권을 획득한 것이다. 향후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는 시스코에서 제공한 코드를 기반으로 진화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현존 SDN 컨트롤러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플랫폼이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로 채택되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과정에서 빅스위치는 상당한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오픈데이라이트와 커뮤니티는 플러드라이트와 시스코 양측의 코드를 결합하려 시도했다. 이는 오픈데이라이트 이사회 의결을 거쳐 통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사회는 시스코 컨트롤러만 표준으로 선택했다. 의결 과정에서 플러드라이트 통합하자는 주장은 묵살당했다는 게 빅스위치의 주장이다.

빅스위치는 플러드라이트가 오픈데이라이트보다 1~2년 앞선 컨트롤러란 점은 중요치 않다라며 우리의 애플리케이션을 덜 성숙된 코드에 포팅하는 건 수많은 이슈를 해결하고, 많은 인프라를 리빌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벤더 간 정치적 목적에 의해 프로젝트가 좌지우지되는 현상도 비판했다.

빅스위치는 우리의 에너지를 사용자 커뮤니티에 집중해야지 불쑥 튀어나온 벤더 연합체에서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당초 통신, 인터넷서비스업체 들이 벤더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도권을 쥐었던 게 SDN이었다. 이후 고객들의 SDN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벤더들은 요구를 뒤쫓아가는 형국이었다. 오픈데이라이트는 벤더들이 SDN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빅스위치의 주장은 오픈데이라이트가 실제 사용자보다 벤더 이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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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위치는 오픈데이라이트와 시스코원 컨트롤러가 중요한 혁신을 가져올 올바른 플랫폼이 되고, 벤더의 기존 사업모델을 붕괴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느냐라며 지금 우리의 통찰에 따르면, 그 답이 아니다(No)라고 주장했다.

일단 빅스위치가 오픈데이라이트와 완전히 별개 행보를 보이진 않을 전망이다. 빅스위치는 이후에도 밀접하게 오픈데이라이트를 관찰할 것이라며 오픈데이라이트가 특정 벤더 의도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로 진화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일이 실현되면 다시 돌아가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