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 고뇌의 SDN

일반입력 :2013/06/07 08:34    수정: 2013/06/07 08:39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국내 통신3사에 WCDMA, LTE, 와이브로 등에 절반 이상의 장비를 공급한 회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통신인프라사업은 고공행진 중인 휴대폰과 달리 세계 무대에서 아직 미미한 위치를 차지한다.

LTE 인프라 분야로 가면서,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삼성. 그러나 장비사업자로서도 1위로 나서고 싶다는 욕구는 새로운 시도를 자꾸 고민하게 한다.

최근 네트워크업계 화두로 떠오른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에도 삼성전자의 시선은 꽂혀있다. 특히 기지국과 무선랜 분야에 대한 성장을 위해 SDN은 좋은 수단으로 검토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박기범 책임은 지난 5일 오픈플로우코리아가 개최한 SDN 인터레스트그룹 정기세미나 강연자로 나서 개인적인, 그리고 조금은 회사차원인 SDN 관련 고민을 소개했다. SDN의 사용사례 속에서 장비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는 강연을 열며 “현재의 네트워크 장비사업은 하드웨어 기반 수주사업으로서 성장의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라며 “SDN이란 개방형 플랫폼은 기존 강자들이 가로막던 진입장벽을 약화시키고 있고, SDN은 국산 네트워크 장비업체에게 절체절명의 위기이자 기회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며, 고객의 네트워크 체감 품질을 극대화하는 관리SW 플랫폼 구축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책임은 SDN의 활용 가능성 높은 사례를 몇가지 소개했다. 하나는 RAN 셰어링. 그리고 EMS에 대한 부분이 강조됐다.

RAN 셰어링은 물리적으로 하나의 망이지만, MVNO 같은 사업자가 그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EMS는 기지국, 라우터 등 이동통신 및 유선망의 트래픽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QoE를 높이는 것이다.

그는 EMS에 대해서 “삼성전자의 EMS는 정해진 것에서 그에 맞게 개발해야 하지만, SDN을 적용하면 어떤 플랫폼에든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이를 빅데이터 분석과 연동하는 QoE 솔루션을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삼성전자 내부의 SDN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박 책임은 “내부적으로 여러 사업부에서 SDN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오픈데이라이트에도 리눅스재단 차원에서 가입해야 할지 검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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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강연에서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전략을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고민의 일면은 엿보였다.

같은 자리에서 임용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미래네트워크PM은 “SDN이란 개방형 플랫폼은 삼성전자같은 장비업체에게 양날의 검이면서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