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같은 ‘위키리크스 법정’ 매닝 일병...왜?

정치입력 :2013/06/05 15:50    수정: 2013/06/05 17:12

이재구 기자

위키리크스에 미 국가기밀 70만건을 넘긴 혐의로 재판정에 선 브래드 매닝 일병의 유령처럼 흰 얼굴이 트위터에 공개됐다. 창백한 얼굴은 지난 3년간 햇빛도 없는 감옥생활의 결과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4일(현지시간) 미육군 브래드 매닝일병이 위키리크스에 정보를 넘긴 스파이혐의로 재판받기 위해 군법회의 재판정에 출두한 모습을 소개했다. 짐 로버츠 로이터 편집인이 그에게 트위터로 보낸 글과 사진이 떴다. 사진 속 그는 유령처럼 흰 얼굴이었다.

브래드 매닝 일병은 5년 전 미육군 정보분석 담당자로 근무하면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관련 국가기밀을 호주 출신 줄리안 어산지가 만든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유출시켰다. 그는 지난 2010년 5월 26일 쿠웨이트에서 체포돼 스파이 혐의를 받았다. 미 동부 매릴랜드주 포트미드에서 열린 군법회의 재판 둘쨋 날인 3일(현지시간) 짐 로버츠 로이터편집인이 트윗으로 날린 그의 얼굴은 마치 일부러 흰 칠을 한 것처럼 희었다.

짐 로버츠 로이터 편집인이 트위터로 “매닝, 햇빛은 좀 쬐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매닝일병에게선 “예, 요즘.. 하지만 분명 3년 이상의 감옥생활 결과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올해로 25세가 된 그는 이 재판에서 이적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보호감호처분 없이 무기형을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

그는 위키리크스에 미 국가 기밀을 어산지에 넘겨준 동기에 대해 “미국내에 미군과 외교정책 전반의 역할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1년 4월에 걸쳐 버지니아 퀀티코해군기지에 수용돼 있었다. 여기서 그는 하루 23시간 동안 창문도 태양빛도 없고, 형광등 불빛만 있는 가로,세로 180cm,240cm의 독방에 갇혀 있었다. 경비병은 5분마다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밤이 되면 그는 탄력있는 속옷이 자해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발가벗겨졌다.

지난 2011년 4월20일 매닝은 캔자스주 포트레벤워스에 있는 통합지역교정시설로 보내졌다.

3일 재판정에서 미국방부 데이비드 쿰스는 매닝을 ‘어리고 미숙하지만 좋은 의도를 가진 군인’‘게이로서 군생활에 적응하려고 애쓰던 병사인 그가 이 세계에서 뭔가 튀려고..’등의 말로 그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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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닝의 감옥생활 처우 개선을 위해 250명이상의 저명한 미국법학자들이 오바마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후안 에르네스코 멘데스 UN 고문 특별 조사위원은 “잔인한고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무장관(당시)의 대변인 크롤리는 이런 처사에 대해 우습고 비생산적이고 어리석다고 공식 견해를 밝힌 후 사퇴했다.

브래드 매닝 일병의 재판은 올 여름 내내 진행될 예정이며 일부 재판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