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코스닥 상장 러시...왜?

일반입력 :2013/06/04 08:34    수정: 2013/06/04 18:29

손경호 기자

보안업계가 상장 러시에 돌입했다. 지난 3.20 사이버 테러 여파와 함께 정부차원에서 보안에 대한 투자비용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예비심사를 청구한 보안회사는 세 곳이다. 최근 몇 년새 8개의 기업이 상장에 도전했으며 이중 일부만 코스닥에 편입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보안회사 중 한국정보인증, 파이오링크, 케이사인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올 들어 가장 먼저 코스닥 시장에 문을 두드렸던 케이사인은 경쟁사 필리아아이티와 특허소송으로 인해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에서 상장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한국정보인증과 파이오링크는 오는 13일 예비심사 결과가 발표되나 특별한 이슈가 없는 관계로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들어 보안회사들이 코스닥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정보인증 IR담당 이상훈 부장은 작년에는 워낙 (IT경기가) 안 좋았고, 올해는 IT 중에서도 보안이 화두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해외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3년 전부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 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신한증권 심재엽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소프트웨어가 정부 지원 차원에서 하드웨어 개발 정책에 밀렸지만 현 정권 들어서는 소프트웨어, 그 중에서도 보안 분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 애널리스트는 보안업체의 상장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보안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내용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성을 검증받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상장한 모 보안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가에서 6개 가량의 보안 회사가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만큼 분위기가 좋은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보안업계 상장 러시의 또 다른 이유는 코스닥 시장의 불황 탓이기도 하다. 통상 1천개 기업이 꾸려가는 코스닥 시장에는 현재 995개 기업들만 등록돼 있다. 상장폐지, 신규상장 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코스닥 시장 규모 자체가 예전만 못한 실정이다. 국내 보안 회사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발빠르게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보안회사들은 안랩, 이글루시큐리티, 윈스테크넷, 소프트포럼, 이스트소프트, 라온시큐어, 이니텍, 넥스지, SGA, 시큐브 등 약 10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IT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업 349개 중 약 3% 수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