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대리점, 할부원금 꼼수로 '호갱' 여전

스마트폰 할부원금 설명 없이 '공짜폰 처럼' 구입유도

일반입력 :2013/06/04 13:52    수정: 2013/06/04 14:17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 3사 대리점 중 소비자에게 할부원금 알려주는 '착한 대리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전 정보 없이 찾아간 고객은 ‘호갱(호구+고객)’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지난 주말 명동 및 신촌 인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대리점 13곳, 판매점 2곳 등 총 15개 대리점을 방문한 결과 할부원금을 언급한 대리점은 2곳에 불과했다.

명동에 위치한 A대리점 직원은 할부원금 언급 없이 일단 요금제 설명을 시작했다. 이 직원은 요금제 할인 금액을 단말기 금액에 포함시켜 마치 '단말기를 공짜로 준다'는 식으로 말하며 가입을 유도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단말기의 할부원금을 확인하니 결국 구입가격은 출고가 그대로였다.

B대리점 직원 역시 기존 사용하던 단말기 반납 보상금 30만원을 단말기 할인금처럼 설명했다. 할부원금을 물어보니 황급히 요금 할인 설명으로 넘어가며 월 납부금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정은 24개월, 단말기 할부는 36개월 조건이었다. 이통사 요금할인은 30개월만 지급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그때가 돼 폰을 바꾸면 지원이 된다고 했다.

할부원금을 언급한 C대리점도 있었다. 이 대리점의 직원은 아이폰5의 가격을 출고가에서 24만원 할인된 가격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타 대리점에서 확인한 동일 기종의 할인가를 알려주며 다른 곳보다 저렴하네요라고 하자, 이 직원은 곧장 24만원 지원금을 15만원으로 낮춰 불렀다. 잠깐 착각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고무줄 할인가에 대해 관련 업계 종사자에게 문의한 결과, 일부 대리점 별로 마진을 더 남기기 위한 행태라고 지적한다.

이 종사자는 할부원금을 공개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단말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일부 대리점의 경우 높은 마진을 남기기 위해 할부원금 공개하지 않고 시중 유통가보다 비싸게 단말기를 파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마진을 남기기 위해 정확한 보조금을 숨기는 대리점도 일부 있다. 대리점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지급하는 금액을 자율적으로 활용해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 지급은 주로 ▲즉석 할인 ▲가입비 혹은 유심비 면제 ▲출고가 그대로 판매 후 차액 환불(일명 페이백) 형태 등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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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할부원금과 보조금 내역 등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공개하는 착한 대리점도 드물지만 있었다. 최근 온라인에서 이슈가 된 '양심적인 핸드폰 가게' 사진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대리점은 세상에 공짜폰은 없다며 스마트폰은 할부원금이 중요하다는 글귀를 매장 외부에 부착해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10년 넘게 한 곳에서 영업했다는 한 대리점주는 물론 이익을 남기긴 해야 하지만 단골 고객 많아 최대한 정직하게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제도가 개선돼 소비자도 판매자도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