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HTC...이번엔 임원들 줄사퇴

지난 3개원간 엑소더스....합병작업 암시도

일반입력 :2013/05/23 06:32    수정: 2013/05/23 16:51

이재구 기자

'엎친 데 덮쳤다.'

심각한 매출과 수익부진에 페이스북폰(HTC퍼스트) 실패 등으로 위기를 맞은 HTC가 이번에는 임원들의 줄사퇴로 악재가 겹쳤다. 한 임원은 사퇴하면서 트윗에 합병작업을 암시하는 듯한 2년 전의 T모바일과 같다고 글을 남기기까지 했다.

버지,씨넷은 22일(현지시간) 최근 HTC의 글로벌제품전략, 글로벌커뮤니케이션, 유통,마케팅 담당 핵심 임원들이 줄줄이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임원들의 엑소더스는 지난 3개월 안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주에는 HTC 회생의 야심작이라는 HTC원 전략통인 코우지 코데라 HTC최고제품책임자(CPO)가 회사를 떠났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제이슨 고든 부사장도 7년간 다니던 이 회사를 그만뒀다. 이 뿐이 아니다. 글로벌유통마케팅매니저인 레베카 로랜드, 디지털마케팅이사 존 스타크웨더, 제품전략 매니저 에릭 린 등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여기에 레나드 후르닉 HTC아시아 CEO도 가세했다. 그는 두달간 회사를 떠나 있다가 회사를 그만 뒀다. 심지어 린 매니저는 회사를 떠나면서 동료들에게 자신의 사퇴를 공공연히 트윗을 통해 발표하면서 지금 회사를 관두고 떠나라. 결정하기 힘들겠지만 맹세컨대 훨씬더 행복할 것이다. 시애틀에서 그들로부터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일하러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2년 전의 T모바일 같다고 트윗을 날렸다. 또 이어 보낸 트윗에서도 나는 경쟁사나 이통사로 가기 위해, 또는 그 어떤 다른 이유로 떠나는 것이 아니다. 회사 때문도 아니다. 단지 사람 때문이다라고도 썼다.

한 소식통은 T모바일이 AT&T의 인수시도에 앞서 수많은 T모바일가입자들을 잃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들은 맨몸으로 공중에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AT&T의 T모바일 인수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씨넷은 이들 HTC임원들의 대탈출을 제공한 원인에 대해 페이스북폰으로 불리는 HTC퍼스트의 실패, 페이스북의 페이스북홈 일반 공개, 피터 추 회장의 즉흥 경영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1분기 수익악화에 부채질한 최근의 위기는 HTC퍼스트의 실패가 크게 작용했다. HTC는 기대했던 페이스북단말기가 판매부진을 겪자 한달만에 99달러였던 출시가를 99센트로 내렸다.

또다른 원인은 페이스북에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홈 앱을 일반공개에 앞서 HTC에게만 제공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페북이 이를 어기고 페이스북퍼스트를 공개한 주에 앱도 함께 일반에 공개해 버렸다.

이와함께 HTC원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애플-삼성같은 강력한 경쟁자와 맞닥뜨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피터 추 HTC회장은 지난 3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원이 잘 안팔리면 사퇴하겠다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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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다보니 피터 추 HTC회장의 즉흥적인 경영스타일까지 도마에 올랐다. 소식통에 따르면 추 회장은 장기전략에 따르기 보다는 즉흥적 결정을 해 왔다. HTC임직원들은 원의 생산이 지연될 것 같다고 말했지만 그는 어쨌든 전력을 다하라고 말했다.

올초 HTC원이 발표된 후 원은 출시 지연사태를 맞았고 이는 1분기 수익을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