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서피스프로, 국내-유럽 출시가격 보니

일반입력 :2013/05/22 06:13    수정: 2013/05/22 09:08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공급할 서피스 태블릿이 21일 출시돼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하지만 같은시점 공개된 스위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지역에서 이달말부터 판매될 '서피스프로' 태블릿 가격정보와 견줘볼 때 국내 판매가격은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지디넷은 20일(현지시각) 스위스와 이탈리아가 영국, 독일, 네덜란드, 포르투갈에 이어 서피스프로 태블릿 판매대상지역에 포함됐다며 MS가 공개한 64GB와 128GB 모델의 출시가격을 보도했다.

다음달부터 국내 판매될 서피스프로 태블릿 가격(저장장치 용량)은 110만원(64GB)과 122만원(128GB)이다. 스위스에서도 64GB 모델이 959스위스프랑(약 110만원), 128GB 모델이 1059스위스프랑(약 122만원)이라 환율상으론 국내 출시가격과 거의 같다. 다만 체감 부담은 우리나라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구매력 지표의 하나인 빅맥지수를 보면 스위스가 7.12달러, 우리나라는 3.41달러로 2배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또 스위스는 인구 700만명 규모에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달러에 가까운 반면 우리나라는 5배 이상 많은 인구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해 실질소득수준에 따른 지출부담은 차원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스위스에서 서피스프로 판매가격이 비슷해보이는 건 '착시'란 얘기다.

한국MS 관계자에 따르면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자체 유통망을 갖고 있지 않은 MS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유통업체에게 물량을 맡길 때 필요한 국내 공급가격 뿐이다. 국내 공급가격도 한국MS 재량으로 바뀔 일 없이 책정된 '기준환율'을 근거로 삼는다.

이같은 격차는 실물 유통이 불필요한 온라인 다운로드 판매(ESD) 방식의 소프트웨어(SW) 가격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다. MS 공식사이트를 보면 윈도8 프로 업그레이드판 라이선스 판매가격이 325스위스프랑(약 37만4천원)이다. 국내서는 그 80% 수준인 31만원으로 표시된다. 구매력지수에 비해선 여전히 선호될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어쨌든 꽤 싸다.

이 비율에 따라 국내 서피스프로 판매가격을 조정한다면 64GB 모델은 91만원, 128GB 모델은 101만원 정도가 된다. 미국내 신제품 출시 동향에 밝은 국내 소비자들에겐 서피스프로 출시가 뒷북처럼 비치더라도 128GB 용량을 제공하는 컨버터블노트북이 100만원 수준이라면 시중의 울트라북보다 눈길을 끌만한 가격이다. 물론 이 가격대 판매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와 별개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대다수 유럽지역에서의 판매가격은 국내 또는 스위스 지역 출시가격에 비해 꽤 높은 편이다. 일단 이탈리아에선 64GB 모델이 899유로(약 129만원)이며 128GB 모델이 999유로(약 143만원)로 책정됐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조 베스트 씨는 서피스프로 태블릿의 (유럽) 지역별 출시가격과 일정은 대동소이할 것이라며 64GB 모델 가격은 850~870유로(약 122만~125만원) 그리고 128GB 모델은 950~980유로(약 136만~141만원)에 판매될 것이라고 썼다.

이탈리아에서는 오는 30일부터 판매된다. 온라인의 경우 MS온라인매장뿐아니라 유로닉스, 익스퍼트, 미디어월드, 새턴, 유니유로같은 여러 유통업체들을 통해 공급된다. 스위스에서도 오는 30일부터 푸스트, 인터디스카운트, 미디어마켓같은 유통업체와 MS온라인매장을 통해 판매된다.

이밖에 오는 23일부터 서피스프로를 판매하는 영국을 제외하면 대다수 유럽지역에서는 이달 30일 또는 31일부터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예고한 판매시점은 다소 늦고 유통망 확보 측면에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국내 정식 판매 시점은 다음달 11일부터다. 온라인에선 하이마트쇼핑몰을 통해, 오프라인으로는 전국 롯데하이마트 327개 매장에서 판매된다. 소비자가격이 하향조정되려면 이론상 MS가 국내 유통 파트너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할뿐아니라 이들간에 긴밀한 경쟁관계가 조성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서 서피스프로 태블릿에 열광하는 사용자들의 잠재수요가 한국MS로하여금 공급망을 넓히고 제조 파트너들과의 경쟁을 강화할 만큼 엄청나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 사실 그랬다면 우리나라에 MS의 소비자유통브랜드점 'MS스토어'가 진작 들어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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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한국MS 마케팅오퍼레이션즈 사업본부 상무는 21일 서울 청담동 서피스국내출시행사장에서 출시전 강남과 용산 등지에서 '팝업스토어'를 통해 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주요 파트너 롯데하이마트의 전국유통망을 활용해 수도권과 지방 구매자들에게도 접점을 확보할 것이라 언급했지만 MS스토어가 단기간내 입점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진 않았다.

전반적으로 스위스가 유럽 지역에 비해 서피스프로 태블릿을 유달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구가 적은 지역인 만큼 물량과 유통망 확보에 따른 부담이 적은 까닭일 수 있다. MS는 서피스RT와 서피스프로 출시 초기, 북미와 캐나다 지역에 예상 수량을 깔아놓는 것만도 물량 부족 현상을 겪었다. 물론 일설에 따르면 기껏 생산한 서피스 태블릿 상당량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였다는 얘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