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62조원 현금보유...사용처 알아보니

일반입력 :2013/05/20 18:11    수정: 2013/05/20 18:14

이재구 기자

애플은 전세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1천450억달러(162조원)라는 천문학적인 현금보유고를 자랑하고 있다. 애플은 과연 이 많은 현금을 어떻게 쓰고 있나?

애플이 17년 만의 주주배당계획을 밝힌 만큼 현금의 일부가 주주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하지만 나머지 용처는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뭉텅이 돈이 들어갈 곳으로는 당장 연간 110억달러에 이를 주주배당, 50억달러는 족히 들 2016년 완공될 애플 제2캠퍼스 등이 있다. SW개발자들에게 지불되는 인센티브만도 40억달러가 든다. 하지만 애플 경영진은 많은 주주들이 요구하고 있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은 별로 선호하지 않아 왔다. 대신 자본투자에 집중할 것 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유통망에 100억달러가 책정됐거나 사용됐고, 데이터 센터에는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9일(현지시간) 애플의 엄청난 현금보유고에 대해 이같은 내용의 현금용처에 대한 내막을 분석해 소개했다. (애플의 현금보유고는 세계 13위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의 올해 예산규모 342조원의 절반 수준에 가깝다.)

애플은 이처럼 엄청난 현금보유고를 바탕으로 엄청난 지불을 하면서도 또한 계속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 분기에만도 125억달러의 현금을 벌어들였다. 써도 쉽사리 줄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엔 연방법인세 납부액을 지난해보다 10억달러 늘어난 70억달러나 내게 될 전망이다.

부자 애플에게 절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의 현금보유고 1천450억달러 가운데 1천억달러가 해외에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해외 보유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물게될 35%에 달하는 무거운 법인세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애플이 지난 달 30일 밝힌 17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발행계획에서도 읽힌다. 이렇게 미국내에서 현금을 조달할 경우 3%의 세금만을 내기만 하면 되기에 60억달러 이상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애플이 2분기에 분기이익 배당을 15%까지 늘릴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전망됐다. 보도는 이에따라 애플이 이제 연간 110억 달러까지 배당할 수 있게 돼 애플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배당을 하는 회사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애플에 현금 비축분을 소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애플에게 구글의 모토로라인수, MS의 스카이프 인수같은 거대한 M&A를 할 것을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애플은 회사를 소유하기 위한 이유만으로 회사 사들이기를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애플이 인수한 최대 기업이래야 지난 해 인수한 오센텍 정도로서 3억5천600만달러짜리에 불과하다.

보도는 애플이 회사 M&A대신 자본투자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페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초 “우리는 10억달러 미만을 유통점에 투자할 것으로 기대하며, 다른 90억달러는 다양한 지역에 투자됐다. 우리는 파트너의 설비에 투입할 장비를 사들이고 있다. 우리의 주된 동기는 공급이다. 하지만 우리는 상대측의 이익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물리적인 유통망 확대 외에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에도 돈을 쓰고 있다. 여기엔 네바다 레노 동쪽 24km에 있는 데이터센터건설도 포함된다. 이 데이터센터는 애플의 아이튠즈스토어, 애플 스토어, 아이클라우드서비스를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40억달러라는 엄청난 돈이 SW개발자 인센티브로 지불됐다. 애플은 서드파티앱 개발자들에게 매출의 30%를 유통비용으로 지불하고 엄청난 돈을 앱 생태계로 되돌려 주고 있다.

일명 ‘우주센터’란 별명이 붙은 애플 제2캠퍼스에도 엄청난 현금이 투입된다. 당초 2015년에 완료될 예정이었던 애플 제 2 캠퍼스는 이제 2016년으로 준공기한이 늦춰졌다. 익명의 소식토잉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밝힌 바에 따르면 애플의 우주선형 제2 캠퍼스 건설비용은 당초 예상했던 30억달러 미만에서 50억달러로 엄청나게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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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투자와 지불 외의 대규모 현금이 나가는 곳으로는 미국정부, 즉 미국세청(IRS)이 있다. 애플은 엄청난 액수의 현금을 미국세청(IRS)에 토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2회계년도분 연방법인소득세로 60억달러를 냈고, 올회계년도에도 70억달러를 내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애플이 지속적으로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어 애플의 현금보유고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