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시,국내선 왜 안되나

일반입력 :2013/05/18 09:20    수정: 2013/05/18 09:56

연간 모바일 오픈마켓에 20만 건에 이르는 스마트폰 게임물이 출시 후 등록되고 있다. 캐주얼 게임부터 하드코어 RPG물 까지 장르 다변화도 빠르게 일어난다.

반면 유독 미소녀 연예 시뮬레이션(미연시) 장르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모양새다. 가까운 일본에서 미연시 장르를 위한 별도 특정 마켓까지 생겨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환경이 미연시 장르 흥행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시장 수요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지만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미연시 장르 게임물은 스토리가 풍부한 애니메이션에 시뮬레이션 게임 요소가 삽입된 것으로 요약된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된 일본에서 크게 발전할 수 있던 이유다.

또 연예라는 문화 코드를 통해 주로 성인물로 발달된 경우가 흔하다. 청소년 이용불가 콘텐츠로 발전한 경우가 대부분이란 설명이다. 이 역시 일본 문화가 특수하게 맞아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스마트폰 게임물은 주로 애플과 구글 등 주요 모바일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글로벌 IT 업체의 유통 채널을 통해 보급된다. 각사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심의를 두는데 간혹 미연시 게임은 제한 대상이 되곤 한다. 때문에 일본에선 M트릭스 마켓, 에로게 마켓 등 미연시라는 특정 장르를 위한 현지 앱 장터가 만들어지는 수준이다.

미연시 콘텐츠 물을 따로 다루는 일본 내 한 포털사이트에서 보면 매달 여러 종의 게임이 출시됐다는 소식이 줄을 잇기도 한다.

반면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서는 미연시 물을 꺼리는 분위기다. 일부 개발사가 신작을 종종 내놓기도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볼 때 미미한 점유율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성인 게임이지만 실제 수요 이용자층이 청소년에 몰려있는 이유 때문이란 의견이 업계서 가장 많이 나온다.

일본에선 관련 문화가 오래됐기 때문에 미연시 장르를 즐기는 30~40대 이용자들이 많다. 반면 국내선 대부분의 청소년 불가 모바일 게임 콘텐츠는 맞고와 같은 고포류 게임물에 쏠려있다.

국내 성인 이용자들이 많이 즐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수요가 집중된 청소년층이 미연시 물을 이용하게 될 경우 새로운 추가적인 규제 이슈에 몰릴 것으로 예상해 업계서 스스로 꺼리는 분위기다.

일본에서 앞서 서비스된 게임을 한글화 절차를 거쳤더라도 기대 이상의 다운로드나 매출을 기록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업계선 입을 모은다.

국내 게임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속도도 미연시 장르 개발을 주저하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드콘텐츠까지 이르는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한국 이용자들이 빠르다”면서 “스토리 기반의 시뮬레이션 장르를 모바일 앱 수준으로 구현하면 한국 이용자들은 며칠 만에 끝장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탄탄한 기획과 구성, 스토리 및 일러스트를 제작한 기간에 비해 소비되는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을 뜻한다. 소비 속도를 맞추기 위해 제작 인력을 늘리는 것은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퍼즐 장르처럼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나 카드 게임처럼 조합에 따른 경우의 수로 이뤄지는 게임이 개발자 입장에선 한국 게임 이용자 환경에 적합하다”면서 “결국은 직접 사람과 사람이 즐기는 PvP 모드로 가기 마련인데 미연시 장르를 여기에 접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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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미연시 장르의 주돈 인기 이유가 성인물이란 점이지만 국내 성인 콘텐츠 이용자들은 모바일 게임 환경 수준에서 제공하는 성인 콘텐츠 수위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 미연시 게임 수요가 늘어나도 당장은 일본에서 이미 개발된 게임을 소싱해 현지화 작업을 거치는게 맞다”면서 “선뜻 나서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