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KT, 특혜 말고 공정경쟁하라"

일반입력 :2013/05/14 16:46    수정: 2013/05/15 07:58

정윤희 기자

“경쟁사가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KT는 자전거를 타고 오라는 것”(KT)

“국토종합발전 계획을 세우면서 단기간에 서울만이라도 세계 최고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는 꼴”(SK텔레콤, LG유플러스)

말 그대로 ‘불꽃’이다. 1.8GHz 대역을 사이에 놓고 벌이는 이통3사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가 저마다 주파수 추가 할당에 사활을 걸고 맞붙었다.

논란의 중심은 광대역 주파수다. 1.8GHz 할당 방식에 따라 KT가 단독으로 광대역 주파수를 구축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현재 1.8GHz에서 LTE 전국서비스를 제공 중인 KT는 인접한 대역을 낙찰 받을 경우 광대역 주파수 구축이 가능하다.

광대역 주파수를 구축할 경우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 별도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도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최고 15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즉, 전파간섭 문제로 900MHz 대역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KT로서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8GHz 인접대역의 KT 할당을 ‘목숨 걸고’ 막고 있다. 주파수 할당 체계 디자인 자체에서부터 특정 사업자의 인접대역 확보를 보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KT가 광대역 주파수를 구축할 경우 경쟁사는 최소 3년간은 이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논리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달 중으로 주파수 할당 방안을 마련, 공고한 후 오는 8월 경매 방식으로 할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공정성과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두 가지 기준아래 주파수 배분 방안을 마련 중이며 8월까지는 해결할 것”이라며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우선시 되는 기준은 이용자 편익과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KT “900MHz 못써…1.8GHz 못 받으면 시장퇴출”

KT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퇴출’까지 언급하며 초강수를 던졌다. 절박함의 발로인지 ‘재벌’, ‘독식’, ‘꼼수’ 등 사용한 단어의 강도도 한층 거셌다.

KT는 신규 주파수 할당에서 1.8GHz의 KT 인접대역을 할당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경쟁사의 주장에 대해 “재벌기업이 시장독식을 위해 KT를 모바일 사업에서 몰아내려 한다”며 비판했다.

지난 2011년 할당 받은 900MHz에 대해서는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무선전화기 등과의 전파간섭 문제로 멀티캐리어(MC)나 CA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부터 500여명의 인력과 3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정식 상용화 일정조차 예측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KT는 “경쟁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CA를 본격적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한다”며 “만약 KT가 1.8GHz 인접대역을 할당 받지 못한다면 경쟁사가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KT는 자전거를 타고 오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K텔레콤 “공정경쟁 우선돼야…장기 로드맵 필요”

SK텔레콤은 주파수 광대역을 국토종합발전 계획에 비유하며 ‘통신산업 균형발전’이라는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KT의 주장이 ‘공정경쟁’의 근간을 붕괴시키고 주파수 출혈경매 전쟁을 재현시킬 것이란 주장이다.

이 경우 시장균형의 와해로 경쟁사 입장에서는 사업자간 공멸의 길인 보조금 경쟁 재점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SK텔레콤은 장기적 관점에서 주파수 광대역 방안도 제시했다. 3사 모두에게 광대역 주파수 2개씩을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안으로 두 단계에 걸친 할당 방안이다.

구체적으로는 1.8GHz 대역은 LG유플러스에게, 2.6GHz 대역 두 블록은 KT와 SK텔레콤에 할당해 광대역을 구축하게 한 후, 오는 2016년 말 3사의 인접대역을 광대역으로 확장케 하는 안이다. 이 경우 오는 2016년 말에는 KT와 SK텔레콤은 1.8GHz와 2.6GHz에서, LG유플러스는 1.8GHz와 2.1GHz에서 각각 2개의 광대역 주파수를 갖게 된다.

SK텔레콤은 “주파수 정책은 3사가 공정하게 신규대역에서 광대역 투자를 시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사업자간 불필요한 경매과열 없이 합리적 경매 대가를 형성하고,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본원적 서비스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KT, 특혜 의존 말라”

LG유플러스는 KT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KT가 스스로 900MHz를 선택, 1.8GHz 주파수 반납 및 850MHz 주파수 확보 결정을 하면서 주파수 전략 실패를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또 이러한 상황을 ‘불공정’이라는 용어로 정의한 KT가 정부 특혜로 주파수 전략 실패를 만회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LG유플러스는 “KT의 행태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 전혀 책임지지 않은 주인 없는 회사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KT가 LG유플러스에 비해 2~3배가 넘는 매출과 투자, 유선시장 지배적 사업자, 이통시장 2위 사업자라는 기본 역량에도 정부에게 특혜 부여를 압박하는 것은 경쟁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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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KT는 이미 2.6GHz 주파수 사용이 가능한 단말기가 기출시(갤럭시S4) 또는 곧 출시할 계획”이라며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방법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특혜를 요구하는 것은 경쟁사를 완전히 제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LG유플러스는 “KT는 이제라도 스스로 이러한 주파수 전략의 실패를 인정하고, 정부의 특혜를 기대하기 보다는 정정당당하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