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델 먹고 HP 삼키나

일반입력 :2013/05/14 10:22    수정: 2013/05/14 10:42

칼 아이칸이 델을 삼키려는 장악해 HP의 PC사업부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델 이사회에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이클 델을 쫓아내고 이사진 전원을 교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칼 아이칸은 사우스이스턴자산운용과 연합을 구성해, 델 이사회에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주총회를 열러 이사진 전원을 물갈이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델 측에 전달했다.

칼 아이칸과 사우스이스턴은 델 주식보유자들에게 현재 보유주식을 유지하면서, 12달러의 추가현금배당을 지급하거나, 자신들의 보유 주식을 주주들에게 12달러에 매각하겠다고 제안했다. 약 244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칼 아이칸은 이같은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사진 12명을 모두 교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에 따라 SEC측에 칼 아이칸을 포함한 12명의 신임 이사진 명단도 제출했다.

칼 아이칸이 SEC에 제출한 명단엔 마이클 델 현 CEO가 포함되지 않았다. CEO이자 창업자의 축출을 공언한 것이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PC는 사라지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델 이사회가 우리 제안을 받아들이면, 향후 HP의 PC사업부를 인수합병하거나 HP와 합병해 매출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델과 실버레이크파트너스, MS, 기타 투자은행의 연합은 지난 2월 비공개회사 전환을 선언하고, 주식을 주당 13.65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칼 아이칸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주식가격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반발했고, 비공개회사 전환 계획에도 반대했다.

칼 아이칸 세력은 이후 마이클 델의 제안가격보다 더 높은 15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또다른 투자회사 블랙스톤 도 14달러대에 델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난항을 겪던 델의 비공개회사 전환은 이후 마이클 델과 델 이사회, 칼 아이칸 사이의 합의가 이뤄지며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한달도 안돼 칼 아이칸이 주주총회 개최와 이사진 교체란 비장의 카드를 빼든 것이다. 칼 아이칸과 사우스이스턴 연합은 델 주식의 13%를 보유해, 마이클 델을 제외하면 최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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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의 현금 배당 제안은 마이클 델 연합의 매입가격보다 1달러65센트 적은 가격이지만, 현재 보유 주식을 유지하고 델의 지위를 상장회사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끌 것으로 보인다.

델 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