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만? 국내 보안회사 해커톤 도전기

일반입력 :2013/05/06 08:35    수정: 2013/05/06 10:43

손경호 기자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에 48시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까지 60시간, 인기 무료 앱 리스트에 올라가기까지 72시간.

국내 보안 회사가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IT 회사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해커톤 프로젝트를 수행해 개발한 앱이 인기 앱에 등재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사내 인원 절반이 참여해 지난달 24일~25일에 걸쳐 48시간 동안 해커톤을 수행했다고 6일 전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스미싱가드'는 탄생한 지 72시간 만에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더니 인기 앱리스트에 올랐다.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인 해커톤은 정해진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아이디어를 모아 마치 해킹하듯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처럼 높은 노동강도를 자랑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시도하기는 쉽지 일 않은 일이다.

홍 대표는 일이 아닌 재미라는 요소를 더해 열정을 끌어올리고, 순간 순간 튀어나오는 아이디어를 실행해 옮기기 위해 해커톤을 하곤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처음 해커톤을 수행한 것은 지난 2009년 7.7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때 긴급 대응하기 위한 무료백신을 배포하면서부터다.

홍 대표가 꼽은 해커톤의 장점은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열정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개발 능력이 터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사 주요 제품 개발에도 이와 같은 개발 경험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이디어를 도출해 개념증명(POC)을 거친 뒤 빠른 실행력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까지 거치면서 팀웍은 물론 주력 제품에 대한 개발에도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무료 쿠폰 등을 위장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사용자들이 첨부된 단축 URL을 클릭해 악성앱을 설치하고 개인정보를 빼내 소액결제를 유도하는 스미싱 공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회사는 제대로 된 스미싱 방지앱이 없다는 생각에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미싱 공격을 탐지해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했다. 기존에 모바일 보안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접근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던 팀원들은 48시간 내에 개발완료를 목표로 해커톤에 돌입했다. 이 회사의 홍동철 이사가 참여의사를 밝히고, 김동선 연구원, 손은주 디자이너 등이 함께 참여하게 됐다.

홍 대표는 오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대한민국 부모님들께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젊은 사람들보다는 어른들이 주로 스미싱에 피해를 입는 만큼 부모님들이 업데이트를 적용할 필요가 없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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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싱가드는 팀원들의 이 같은 의견이 반영돼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각종 업데이트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되는 것이다. 이 앱에는 탐지용 엔진만 들어있다.

홍 대표는 2009년부터 사내에서 처음 시작한 해커톤은 잠시 중단된 적이 있지만 앞으로는 분기별로 1회는 진행할 계획이라며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무료 앱이나 무료 서비스 등을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