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형제 권투선수·의대생

사회입력 :2013/04/20 11:02    수정: 2013/04/20 12:34

손경호 기자

미국 보스턴 마라톤 결승점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용의자들이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도주전 끝에 1명은 사망하고, 남은 한 명은 생포됐다.

이들은 보스턴에 이웃한 메사추세츠 케임브리지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해 온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형제로 나타났다. 형이 권투선수고 동생은 의대생이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어릴 때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잠시 머물다 미국으로 이주한 타메를란 차르나예프㉖와 조하르 차르나예프⑲ 형제로 알려졌다.

타메를란은 이날 경찰과 교전 과정에서 숨졌으며 조하르는 19일 오후 8시 43분께 보스턴 외곽 워터타운 인근 주택 뒷마당에 세워져 있는 보트에 숨었다가 수색헬기에 장착된 적외선 탐지기를 통해 발견돼 미 연방수사국(FBI)에 생포됐다.

현지 대학에 다니다 그만둔 타메를란은 평소 권투를 하면서 미국 복싱 국가대표 선수단에 들어가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그의 훈련 사진을 찍었던 사진사가 타메를란이 아직은 미국 시민권이 없어 미국 선수단에 들어갈 수 없지만 조만간 시민권을 받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타메를란이 2009년 애인 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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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르는 테러 사건 전까지 매사추세츠주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던 의대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 2011년 케임브리지 소재 명문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케임브리지 시정부로부터 2천500달러의 장학금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다닌 고등학교 '린지 앤드 라틴 스쿨'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공립 고등학교다.

그는 러시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브콘탁테(Vkontakte)'에 이슬람을 신봉하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성과 돈이라고 게재한 바 있다. 아직 두 형제가 어떤 계기로 범행을 저지렀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