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 갤럭시S4 나오기 힘든 까닭

일반입력 :2013/04/16 11:08    수정: 2013/04/17 08:37

정현정 기자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그 동안 보조금 규제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휴대폰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S3 출시 이후 벌어졌던 ‘17만원폰 대란’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오는 19일부터 갤럭시S4 예약판매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25일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고 갤럭시S4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갤럭시S4가 얼어 붙었던 이통시장의 구원 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갤럭시S3 때 처럼 나오자마자 충격적인 보조금 대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요인은 강도 높은 보조금 규제 분위기다. 새 정부가 이동전화 시장 과열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제조사와 통신사들의 운신의 폭이 예전만큼 넓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출고가를 높게 책정하고 보조금을 많이 얹어주는 그 동안의 영업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보조금을 최소화하고 일정 기간 동안 가격 수준을 유지하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에서도 이런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갤럭시S4는 당초 90만원 후반대로 출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90만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갤럭시S3 32GB 모델이 99만4천400원에 출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보조금을 많이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고가를 떨어뜨려 소비 심리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이동전화 시장 과열 경쟁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이같은 냉각 분위기가 최소 2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S4가 어떤 성적을 이끌어 낼지가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공짜폰화에 따른 이미지 추락과 보조금 지원 비용이 부담이 된다. 지난해 갤럭시S3는 두 달 만에 판매가가 17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장기적인 판매 전략 및 브랜드 인지도에 타격을 입은 만큼 상당 기간 가격 방어에 열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갤럭시S4를 견제할 마땅한 경쟁작이 없다는 것도 이러한 전망을 가능케하는 요인 중 하나다. 당시 갤럭시노트2와 애플 아이폰5 등 경쟁작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도 갤럭시S3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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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지난해 17만원짜리 갤럭시S3가 등장했던 시점이 아이폰5 나오기 직전이었다”면서 “현재 갤럭시S4에 맞설 만한 경쟁작도 없고 아이폰5S를 비롯해 한국 시장에서 애플 제품들의 영향력이 많이 줄면서 예전처럼 (애플을) 견제할 동인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3가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에 판매되면서 삼성전자의 부담이 상당했다”면서 “통신사들이 영업정지 기간 동안 보조금 과열 경쟁을 벌여 총알(보조금)이 없다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