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 아이템베이 “모바일 시대, 기회 온다”

일반입력 :2013/04/13 08:49    수정: 2013/04/14 09:50

PC 온라인 게임 시대를 넘어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게임 뿐 아니라 게임 아이템 거래의 트렌드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 어떻게 모바일 게임 아이템이 거래할까 싶지만 이미 이용자들은 아이템 거래 중개 서비스를 통해 선물하기 방식으로 아이템을 매매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아이템 거래 업체가 바로 아이템베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아이템 거래 앱을 출시했다. 기존 PC에만 국한됐던 아이템 거래 서비스를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통합, 강화시켜 선보인 것이다.

올해로 아이템베이에 입사한지 10년 차인 한혜진 경영기획실 이사는 올해 모바일 부문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동안 아이템 거래 산업이 시장의 포화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성장성이 둔화돼 왔는데, 그는 모바일 게임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모바일 앱에서 나오는 거래량 비중은 미미해요. 10% 아래죠. 하지만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게 키포인트에요. 모바일 게임 거래의 절반이 모바일 앱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고요. 성장세가 더 커지면 앱에서 게임도 하고 거래도 할 수 있는 서비스와 추가 수익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아이템베이 앱이 게임 플랫폼으로도 활용이 되는 거죠. 올해 내로는 가능할 것 같아요.”

현재 카카오톡,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 등을 통해 앱이 유통되는 것처럼 추후에는 아이템베이 앱에도 게임들이 서비스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템 거래에 특화된 게임들이 붙는다면 바로 게임을 내려 받아 즐기고, 아이템 거래 역시 아이템베이 앱에서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

현재 앱 다운로드 수가 20만에 달하는 만큼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거래량이 늘면 웹을 넘어 앱에서도 충분히 좋은 수익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한 이사의 생각이다. 중소 모바일 게임사의 경우도 점점 주목도가 낮아지는 타 플랫폼보다 아이템베이 앱이 매출 발생에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셈이다. 이미 많은 곳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다고.

한혜진 이사가 입사한 2003년과 올해를 놓고 보면 아이템베이의 매출 규모는 250배 가량 성장했다. 거래 규모도 1천800억에서 올해 4천500억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와 함께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한 이사는 더 큰 성장이 가능했지만 정부의 규제, 게임사와 언론들의 외면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무조건 아이템 거래 시장을 음지로만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이 예전에는 지금보다 심했다고 한다.

“정부 규제 부분이 자유로웠다면 아마 500배, 1천배 성장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게임사들과의 업무 공조의 어려움도 아쉽고요. 온라인 게임 서비스 초기, 아이템 거래가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사기 피해가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설립된 회사일 뿐인데 너무 적대적이더라고요.”

사실 국내 게임업계는 아이템 거래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를 늘려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를 어렵게 하고, 또 작업장 등 불법 사업장들을 키운다는 인식 때문이다. 게임 과몰입 문제의 여러 원인 중 아이템 거래도 들어있다. 좋은 아이템을 얻고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비싸게 팔려는 욕심에 게임에 빠지게 된다는 논리다.

이런 지적에 대해 아이템베이 뿐 아니라 아이템 거래사들이 자유롭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 동안 사업적인 성장을 위해 어느 부분에서는 일부 부작용을 눈감아 왔던 것도 부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음지에서 양지로 발돋움 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스톱, 포커류 게임 거래를 차단하고 에스크로 등 거래에서 발생하는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거래액 상한선을 마련해 작업장 등 생계를 목적으로 한 거래를 차단하고 정기적인 사회 공헌 활동 등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해온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어서다.

“처음에 너무 적대적이어서 놀랐고 힘들었어요. 광고도 힘들었죠. 섬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 외국의 아이템 거래 현황 등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면서 시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 또 모바일로 환경이 바뀌면서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많은 것들을 통해 부작용들을 해소한 만큼 게임사와 협력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모바일 시대인 지금, 서로 손을 잡게 된다면 분명 더 멋진 그림이 그려질 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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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 아이템베이는 경쟁사인 IMI(구 아이템매니아)와 한 배를 탔다. 지주사가 설립되면서 양사의 힘을 하나로 모을 방안들이 하나둘 만들어지고 있다. 규제의 위기를 뚫고 변화의 시대에 맞설 경쟁력을 찾고 있는 셈이다.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이 업계에서 10년 업력을 쌓은 한혜진 이사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베이의 10년이요? 결국 게임 시장 변화에 따라, 플랫폼 변화에 따라 저희도 성장하는 부분들이 있겠죠. 얼마나 변화할 것인가는 결국 게임사들과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