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 KT맨 탄생, 이런 과정이...

일반입력 :2013/04/14 00:23    수정: 2013/04/15 09:30

정현정 기자

채용 시즌을 맞아 주요 대기업들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가 한창이다. 지난 주말 치러진 삼성전자 직무적성검사 시험장에는 무려 5만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밖에 LG전자, SK텔레콤, NHN, 넥슨 등 IT 업계 선망의 직장들의 채용 문도 활짝 열렸다.

현재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정보통신 업계에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는 NHN,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게임 업계에서는 넥슨, 한게임 등이 상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18일부터 상반기 3급(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올해 삼성의 3급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9천명으로 상반기 채용규모는 지원자 규모가 수준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맨’ 되려면 이런 과정이...

삼성그룹은 별도의 서류전형을 실시하지 않고 학점과 어학점수 등 일종 조건만 충족하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학벌, 성별, 출신지역 등에 따른 차별도 없다. 다만 한자자격증을 내면 SSAT 전형에서 가점을 주고 있다.

덕분에 지난 7일 서류전형 통과자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SSAT 시험에 대략 5~6만명 규모의 지원자가 몰렸다. 국내에서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주요 5개 지역에 120개 시험장이 마련됐고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 3개 지역에서도 동시에 시험이 실시됐다.

삼성은 SSAT 전형 통과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에서 내달 초에 걸쳐 면접을 진행하고 면접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6월 말에서 7월부터 시작되는 신입사원 연수는 보통 6주 정도 이뤄진다.

삼성은 올 상반기 공채부터 통섭형 S/W 인재 양성을 윈해 인문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직무로 특별 채용하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전형을 도입했다. 인문학적 소양과 기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인문계 전공자를 선발해 6개월 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이수한 수료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하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기술력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소양까지 갖춘 소위 ‘통섭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계획에서 출발했다”면서 “올해부터 인문계 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상하반기 100명씩 총 200명 선발할 계획으로 향후 규모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 상반기 공채부터 6~8명이 조를 이뤄 특정주제를 놓고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도록 하는 집단토론면접 전형을 폐지했다. 인성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중요해졌다. 지난해까지는 직무적성검사와 함께 인성검사를 함께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분리해 적성검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에 한해 면접 진행과 함께 인성시험을 치른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대졸 공채의 35% 이상을 지방대 출신으로 뽑는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그룹 입사자 중 약 36%가 지방대 출신이었다. 여성 합격자 비중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한 삼성 관계자는 “이공계·지방대 출신·여성이라는 삼박자를 갖추면 삼성 입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삼성 계열사 중 삼성엔지니어링이 4천850만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삼성전자 3급 신입사원 연봉은 약 4천1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타 IT 부문 계열사의 대졸 초임연봉은 삼성SNS가 4천200만원, 삼성SDS가 4천5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 계열사들도 지난달부터 상반기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LG그룹은 올해 채용 규모를 확대해 1만5천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서류전형 통과자들을 대상으로 LG의 인재상과 주요 인재요소를 비교해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LG그룹 공통 인적성검사인 ‘LG웨이 핏테스트(LG Way Fit test)’를 실시한다. 이 전형을 통과하면 직무수행을 위한 기본 지식과 역량, 직무별 적성 등을 확인하는 1차 실무진 면접과 기본 자질, 교양, 가치관, 인성 및 품성 등 종합적인 인성을 평가하는 2차 임원 면접, 도 한 번의 최종 면접을 거치면 합격자가 정해진다.

LG전자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기구설계 등 연구개발(R&D) 직군과 영업·마케팅 부문 등 5개 직군에 걸쳐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LG디스플레이도 R&D 및 공정장비 분야에서 상반기 채용을 실시한다. LG화학은 주력인 석유화학을 포함한 전 사업 분야를 대상으로 R&D 부문과 직군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사람인에 따르면 LG 전자부문 계열사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012년도 기준 연봉이 4천150만원으로 가장 높고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4천만원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LG화학의 평균 대졸 초임연봉 3천800만원으로 조사됐다.

■SK=바이킹(Viking), KT=실강형 인재 선호

통신3사 역시 지난달부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서류접수를 시작해 12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다. 오는 28일 필기전형과 면접을 거쳐 오는 6월 중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최종합격자들은 7월부터 두 달 간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다.

서류 전형은 블라인드로 진행되며 스펙과 관련한 어떤 기준도 없다. 필기전형은 SK종합인적성검사로 치러진다. 단순히 점수에 따른 과락이나 커트라인은 없으며 SK텔레콤에 적합한 기질과 인성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되는 인력에 대해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이후 직무별 필요역량에 따라 적합도를 검증하는 1차 실무자 면접과 인성 및 기질에 대한 최종 검증을 하는 2차 임원 면접이 진행된다.

SK텔레콤은 특정 분야에서 넘치는 끼와 열정을 바탕으로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인재를 뜻하는 ‘바이킹(Viking)’형 인재를 선호한다.

KT는 실무에 강한 ‘실강형 인재’를 내세웠다. KT는 오는 15일까지 상반기 신입 및 인턴사원을 공개 모집한다. KT는 상반기에 ▲경영관리·마케팅기획 ▲유통·법인 영업관리 ▲IT서비스 ▲네트워크 분야에서 150여명을, 인턴사원은 ▲경영관리 ▲마케팅 ▲R&D분야에서 150명 등 300여명 채용할 계획이다.

KT는 참신하고 실무에 강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향 하에 영어·학과·학점 등 자격제한을 폐지하고 자기소개서 평가만으로 서류전형 일정배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특이한 부분은 서류만으로 자신의 경험과 끼를 보여주기 힘든 지원자를 위해 현장면접형태의 ‘올레 스타 오디션(olleh Star Audition)’을 병행 추진한다는 점이다.

KT는 지난 6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오디션을 열고 우수자는 서류전형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날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에 담기 힘들었던 입상 경력 결과물, 실무에 관련있는 보고서 등을 설명하며 실강형 인재임을 어필하기도 했다.

김상효 KT 인재경영실장(전무)는 “학력과 배경에 관계없이 능력을 갖춘 참신한 인재를 채용할 예정이며 특히 우수 인재의 경우 신입연수 후 해외 기업에 파견하는 혁신적인 육성 제도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실무 현장에 대한 강한 열정과 준비된 자세를 갖춘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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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올해도 모든 신입사원을 4주에서 6주간의 하계·동계 인턴십을 통해서만 채용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매년 꾸준히 확대해 올해는 전년 채용규모 300명 대비 17% 증가한 3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채용 규모 확대 배경에는 지난해 LTE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2위를 차지한데 따른 자신감과 올해 더욱 공격적인 경영으로 LTE 1위 사업자로 발돋움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입사 후 신입사원들은 통신 상품 판매, 네트워크 기술교육 등 LG유플러스의 유무선 통신서비스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영업현장에서의 유무선 서비스 판매 교육, 네트워크 부서에서 기지국 등에 대한 실무교육, 마케팅 부서에서의 서비스 마케팅 교육 등을 받게 되며 약 1개월 여간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