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중국 시장 진출 주의보

일반입력 :2013/04/12 11:34    수정: 2013/04/12 17:36

# 국내 유명 인기 모바일 게임 A 개발사는 최근 곤경에 처했다. 자사 게임이 중국 진출을 앞둔 가운데 현지서 복제판 게임이 등장했다. 게임 내 어디를 보더라도 완벽한 표절이란 평가다. 그럼에도 법적 저작권 분쟁을 고민 중이다. 자국 사업체에 편향적일뿐더러 오랜 기간 소송 비용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질 판이다.

# B 모바일 게임 개발사는 황당한 경험을 접했다.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의 매출이 잡히지 않은 것이다. 사정을 알고 보니 과금 시스템이 현지 모 업체로 돌려진 것이다. 자신의 콘텐츠 매출이 전혀 다른 이에게 돌아간 꼴이다.

#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의 자체 콘텐츠 표절 논란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 성공을 거둔 일부 게임을 그대로 베낀 게임 이미지가 사전 공개 되면서 현지 언론도 국내 게임과 유사하단 평을 내리고 있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이대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국내 게임업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지난해 1조원대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장밋빛 미래가 가득했다. 온라인 게임처럼 동일 장르에서 선점을 통해 시장 지배권을 잡아야 한다는 경쟁 열기도 높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시장을 두고 경고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에 회의감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콘텐츠 저작권 담보가 어렵고, 결제 시스템 불법 해킹에 무방비하게 노출됐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앱장터의 관리 부족이 문제다. 중국 역시 국내처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반면 중국 정부와 마찰을 겪고 있는 구글의 앱장터 구글 플레이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 틈새를 400개가 넘는 자체 마켓이 메우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상위 20% 마켓이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산술적으로 80개에 이르는 마켓이 서비스 중이란 뜻이다.

국내서 3~4개의 오픈마켓이 활발한 것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블랙마켓도 부지기수에 이른다. 어떤 방식으로 관리 중인지, 관리 주체는 누군지 모른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콘텐츠의 저작권을 확실하게 갖추기 어렵다. 수백개 마켓을 일일이 감시하지 않으면 표절이나 복제 게임이 나와있을지 모른다. 또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법적 승소가 어렵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소송 기간만 최소 1년 이상이 걸리며, 저작권 개념이 모호한 가운데 자국 기업의 패소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제 시스템 해킹도 골칫거리다. 이중 삼중의 보안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국내보다 해킹툴이 발달됐으며, 블랙 해커들도 훨씬 많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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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결제시스템에 정확한 파악이 없다면 고양이 앞에 생선을 내민 꼴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중국에 출시된 한 게임은 과금 이용자가 0.3%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를 얻었다. 국내 서비스와는 상황이 너무 달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 베타 출시 정도로 생각했기에 추가 조사는 않지만, 시장 환경을 제대로 경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서는 최소한 현지 파트너를 권고한다. 타국 회사가 쉽사리 덤빌 시장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한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문제 삼기 전까지는 신흥 시장인 모바일 콘텐츠에 피해 사례가 꾸준히 일어날 것”이라며 “비용이 들더라도 현지 파트너가 없이 성공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