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NHN "독점 아닌 이용자 선택"

일반입력 :2013/04/11 13:25    수정: 2013/04/11 14:49

전하나 기자

“네이버는 경쟁이 거센 IT산업에서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가치를 증명해왔다고 생각한다.”

김상헌 NHN 대표는 1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대석에 강연자로 나서 네이버 독과점 논란에 대한 견해를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인터넷 세상에서 소비자는 전환 비용 없이 단 한번의 클릭으로 다른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다”며 “때문에 점유율은 독점의 결과물이 아니라 검색 품질에 대한 냉정한 이용자 선택의 결과”라고 했다. 네이버의 PC 검색 점유율이 70%가 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입장벽이 없는 인터넷 시장에서 독과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현재 정부는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규제하고 있는데 여기에 NHN 등의 포털업체를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통신 부문에서는 SK텔레콤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김 대표는 “포털은 국가의 망을 허가 받아서 쓰는 기간통신사업자(이통사)와 달리 그 전용회선 비용을 지불하고 사업하는 부가통신사업자”라며 “독과점 논의의 출발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또 “통신3사(SKT, KT, LGU+)와 포털3사(NHN, 다음, SK컴즈)의 작년 매출은 각각 46조와 3조로 규모에서부터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PC에서 모바일로 콘텐츠 소비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NHN도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쟁사인 카카오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시작해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아지트, 카카오게임, 카카오플레이스, 카카오앨범, 카카오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스타일 등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카카오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포털화를 꾀하고 있다”며 “인터넷은 카카오처럼 서비스가 순식간에 플랫폼이 될 수 있는 무한경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톡 외에도 모바일에선 이미 포털의 무수한 개별 서비스가 하나하나의 별도 앱으로 나와 있는데 네이버가 독점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라고 토로했다.

진입장벽이 낮은 업계 특성상 규제는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만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내비쳤다. “한국에선 네이버가 독점이라며 홀대하지만 사실 전세계 검색 점유율에선 93%를 차지하는 구글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 중에서 불과 0.5%에 들어가는 작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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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대표는 벤처 신화의 상징인 NHN이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또 다른 성공을 지원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을 비롯한 많은 구성원들이 NHN 출신으로 NHN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는 회사”라며 “NHN은 벤처 신화를 넘어 창업과 혁신의 요람이 됐다”고 했다.

이어 “스마트 안경, 무인자동차 등을 만드는 구글의 사례에서 보듯이 커다란 성공은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 서비스의 밑거름이 된다”며 “웹툰, 웹소설 등 새로운 산업과 가치를 창출해온 것처럼 현재 IT산업 정책의 화두인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경제를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