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의원이 본 한국 IT 창조경제 가능성

일반입력 :2013/04/10 08:56    수정: 2013/04/10 14:27

김희연 기자

우리나라의 높은 IT산업 수준은 전 세계가 다 아는 이야기다. 인프라, 기술, 문화 등 각 부문서 선진국과 겨뤄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도 IT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혹자는 이러한 IT산업의 고도성장이 ‘빨리빨리’ 문화가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한국을 찾는 많은 수의 외국인들은 우리의 IT산업을 본받고 배우며 느끼고 싶다고 말한다.

유럽서 특별한 손님이 우리나라 IT현장을 찾았다. 전 세계 경제의 한 축을 이끄는 유럽연합(EU) 유럽 인터넷 재단(European Internet Foundation) 소속 의원들이다.

EIF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부나 방송통신위원회와 유사한 EU의회 내 정보통신 정책 담당 상임위원회다. 27개 EU국가들의 정치, 경제, 사회적 과제에 맞는 IT 공공정책 수립을 위해 EU의회 의원들로 구성됐다. EU 내에서도 정보통신 정책을 결정하는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한 필라르 델 카스틸료 EU의원 겸 EIF 의장이 서울 역삼동 이베이코리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주요 IT현장을 방문한 소감을 직접 밝혔다.

“직접 와서 보니 한국의 IT발전 수준이라면 전체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이 IT가 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약된 인구를 대상으로 업체들 간의 경쟁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도 한국이 IT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IT의 힘...“역시 사람”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느낀 한국의 IT성장 동력 1순위로 전문 인재를 꼽았다. 한국과 EU의 IT격차를 가장 크게 벌인 것이 바로 인력의 공급과 수요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높은 대학 진학율을 바탕으로 한 고등교육 인력, 즉 질 높은 고급 인재들이 넘쳐납니다. 한국에서는 일자리가 부족할 정도죠. 하지만 EU의 경우 일자리는 많지만 제대로 일할 만한 전문 인력이 없다는 것이 IT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두 나라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발 빠르게 기술을 받아들이는 한국 국민들에 대한 놀라움도 표했다. 아무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해도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느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방문했던 IT현장마다 EU의원들이 가장 궁금증을 쏟아냈던 것이 한국의 IT인프라 발전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느냐는 것이었어요. 특히 전자상거래 분야가 인상적이었어요. 이베이코리아에 방문해 한국의 전자상거래 문화에 대해 들어보니 얼마나 한국의 IT문화가 폭넓게 정착되어 있는지 느낄 수 있었죠.”

■EU의 IT정책 “모두가 한 목소리로”

현재 EU는 각 국가의 정보통신 정책과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한 곳에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는 27개 국가가 모여 있다 보니 국가별 IT환경이나 수요의 차이가 크다. EU의 정보통신 정책에 대해 물었다.

그는 EIF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도 국가 간 차이를 좁히고 정보통신 정책을 균등하게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IF가 정책을 만들어 나갈 때 참여하는 사람은 다양하다. EU소속 의원은 물론이고 기업, 시민단체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의견을 나누고 이를 정책에 반영한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국내 정책결정 기관들을 한 데로 모아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탈리아만 해도 인터넷을 아예 사용해본 적이 없는 40%에 달합니다. 인터넷 환경에 대한 불신이 있기도 하고 굳이 인터넷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이에 반해 북유럽 지역에서는 인터넷 사용을 기본 권리로 내세우며 무료 인터넷 사용을 요구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유럽 내에서도 IT를 받아들이는 문화 자체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죠.”

이 때문에 EIF는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세웠다. 서로 상충하는 사안이나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는 모든 이해관계에 있는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도록 했다. 정책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나름의 원칙이다.

“EU 역시 국가들 간 정책 결정 시 의견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것들이 많습니다. 27개 국가의 이해관계와 환경 자체가 다르니 의견이 분분할 수 밖에 없죠. 때문에 EIF 네트워크를 통해 투명성을 높인 정책을 결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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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IT현장을 둘러보며 느꼈던 소감과 한국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에 방문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인프라와 IT현장의 역동성이었습니다. 나라는 작지만 인구가 집약되어 있고 엄청나게 발전한 인프라까지 모두 뒷받침되어 있어서 인프라와 정책이 잘 조화된다면 한국은 IT산업을 통해 많은 것을 창조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