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뭐길래...美-中 언론들 전쟁

일반입력 :2013/03/28 10:56    수정: 2013/03/28 13:34

정현정 기자

중국 주요 언론들이 연일 '애플 때리기'에 나서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언론들이 표면적으로 애플의 사후서비스(AS)와 보증 정책을 문제삼고 나섰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가 자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해외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소비자들의 입을 빌려 중국 국영 기업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와 유력 경제지 차이징에 실린 애플 비난 기사를 언급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애플보다 주요 업종을 독점하는 중국 국영 기업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5일 인민일보는 신문 1면을 통해 중국 소비자에 대한 애플의 사후서비스 정책이 다른 나라와 다르다며 애플이 중국 소비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내용의 비난 기사를 게재했다.

인민일보는 애플이 자동으로 꺼지는 고장이 생긴 아이폰을 새 제품으로 교환해준다고 해놓고 원래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하고 보증기한도 연장해주지 않았다는 한 소비자의 사례를 전하면서 애플이 사후서비스에서 중국에 다른 국가과는 다른 이중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후서비스 차별 문제에 대해 애플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에 보증기한과 규정에 대한 설명만을 올렸을 뿐 문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오만한 자기자랑을 늘어놨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15일에는 중국 관영 CCTV는 품질보증 기간이 외국에 비해 짧거나 중국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이유로 애플을 폭스바겐과 함께 '올해의 나쁜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일련에 애플 때리기에 중국 정부가 관여돼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간)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관영 언론이 공격적인 기사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7일 유력 경제 전문지인 차이징은 또다시 인민일보 보도를 인용하면서 애플을 겨냥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차이징은 독자들이 오만한 기업들에 투표하면 상위 10개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겠다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정작 애플보다 주요 국영기업들의 횡포를 지적하고 있다고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 설문조사에는 현재까지 600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애플에 대한 언급보다 석유회사와 통신사, 은행, 철도 등 중국 주요 국영 기업들이 거론됐다. 주요 도시에서 은행이나 통신 관련 업무를 보려면 수시간동안 기다려야하고 고객 서비스도 관료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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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는 애플이 오만한다고 말한다면 많은 국영기업들이 부끄러워해야한다는 한 이용자의 반응을 인용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차이징 독자들이 중국의 중상류층 고학력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보충 설명을 달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중국 내 애플 매출은 68억3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40억8천만달러 대비 크게 늘었다. 전분기 애플의 전체 매출 중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