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 교실 점령…초등생이 바뀌다

일반입력 :2013/03/28 10:30    수정: 2013/03/28 14:18

초등학생들의 게임 패턴이 바뀌고 있다. 집->학교->학원->집 패턴으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교실 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풍경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 게임이 학생들의 학교생활 중 일부가 돼버렸다.

일부 교사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게임을 활용한다고 했다. 게임을 통해 마음을 닫은 학생들과 대화도 할 수 있고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도 한다는 점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A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 27일 기자와 만난 자리서 “스마트폰 게임은 이제 초등학생들의 일상생활이다. 스마트폰 게임은 쉬는 시간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과거에는 몸으로 놀거나 온라인 게임에 관한 얘기를 주로 했다면 이제는 각 학생이 쉬는 시간 스마트폰 게임을 즐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업 시간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때에는 스마트폰 게임을 화두로 꺼내 분위기를 바꾸기도 한다. 과거 선생님들이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듯이 말이다”라면서 “시대가 바뀌다 보니 게임도 교사와 학생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된 것 같다. 쉬는 시간 학생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들은 소외되기도 한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이런 부분에 매우 민감해하는 만큼 교사들도 고민이 깊다. 유명 애니메이션의 책가방에 이어 고가의 스마트폰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트렌드다”고 덧붙였다.

각 게임사는 모바일 게임 사업에 박차를 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학생들의 게임 소비 패턴이 바뀐 탓이다. 넥슨코리아, CJ E&M 넷마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학생 이용자층이 두터운 게임사의 모바일 행보가 거센 이유다.

넥슨코리아는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인기 IP를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 회사는 넥슨플레이란 별도 스마트폰 게임 마켓을 연 상태다.

CJ넷마블은 다함께 시리즈로 주목을 받았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윈드러너, 활, 터치파이터 등 여러 인기 게임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복수의 교사는 최근 초등학생이 즐기는 게임을 묻는 질문에는 “쉬는 시간(10분)에 많이 할 수 있는 게임”을 꼽았다. 마인크래프트, 카트라이더러시, 다함께차차차 등 다수. 또 친구끼리 짧은 시간 대전을 진행할 수 있는 액션 게임도 학생들에게 인기 게임이라고 했다.

반면 일부 학교의 교사들은 스마트폰 게임이 학습에 방해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보관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분실, 파손 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스마트폰 대부분이 고가인 만큼 학교 수업보다 보관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는 교사도 있었다.

평택 소재의 B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보관했었지만, 지금은 포기했다. 보관 중인 스마트폰이 분실될 우려도 있고 이를 관리 감독할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한 학생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몰래 찾아간 뒤 부모에게 잃어버렸다고 해 난감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부모들도 쉬는 시간 아이들과 통화하기를 원해 스마트폰 보관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게임을 통제 하기보다 올바른 지도를 하는 것이 교사들의 남은 과제란 우스개 소리도 있다”라고 했다.

게임보다 카카오톡 등 SNS 앱이 수업에 방해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과거 쪽지 등을 수업 시간에 건넸던 풍경이 이제는 SNS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이 차지,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더욱 떨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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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게임과 다른 문제였다. 게임은 쉬는 시간 주로 즐기지만, SNS 채팅 앱은 수업 시간에도 몰래 사용할 수 있어서다. 일일이 적발해 지적하다 보면 어느덧 수업이 끝난다는 것이 복수의 교사가 토로한 고충이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 게임의 교실 점령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학생들을 통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우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교사 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자녀의 학습 습관에 관심을 둬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이 중요한 시기”라고 당부했다.